달러 인덱스 추이
(자료:연합인포맥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지난주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1달러까지 강세를 보이는 이른바 패리티를 기록했다.

이번주 달러화는 고점에서 다소 하락했지만, UBS와 ING, 크레디트스위스(CS), 라보뱅크, JP모건 등 유럽과 미국의 투자은행들은 달러화 강세가 연말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대체로 전망하고 있다고 마켓워치가 20일(미국시간) 보도했다. 실제로, 이들 은행은 내년까지도 달러화 강세가 반전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ICE 달러 인덱스는 지난주 108 넘게 올랐다. 올해 약 17% 상승한 것이다.

CS는 올해 달러화 강세의 핵심적인 배경을 3가지로 꼽았다. 미국의 높은 시중 금리와 채권 금리가 달러화 예금이나 채권의 매력을 높여준 것이 첫 번째다. 중국이 코로나19로 봉쇄에 나서고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하면서 내년까지 미국 경제가 유럽이나 아시아보다 양호할 것이라는 게 두 번째 이유다.

세 번째는 글로벌 경기침체 공포가 커지면서 '안전 피난처'인 달러화로 투자자들이 이동했다는 것이다.

달러화 강세는 미국 증시의 약세와 동반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CS는 달러화 가치가 8~10%씩 오를 때마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1%포인트 감소한다고 추정했다.

이런 점을 볼 때 최근 달러화가 다소 떨어지면서 미국 증시가 반등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매체는 말했다. 달러화는 올해 주식과 다른 '위험' 자산과는 강한 부정적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지난 7개월 동안 달러화는 금이나 미국채 같은 '안전' 자산보다 훨씬 가파르게 올랐다.

달러화가 유로화나 엔화에 대해서만 강세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특히 신흥국 통화가 달러화에 대해 크게 떨어져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는 올해 7% 이상, 한국 원화는 10% 이상, 중국 위안화는 6% 이상 하락했다.

ING는 최근 달러화가 2000년대 초반 이후 최고치를 보였던 것에서 소폭 하락한 것은 캐나다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예상외로 100bp나 올리면서 다른 중앙은행들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는 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존에 예고했던 25bp가 아니라 기준금리를 50bp 올릴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차익 시현도 최근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모건스탠리의 외환 시장 포지셔닝 트래커에 따르면 달러 매수 트레이더가 최근 몇 주 사이에 지나치게 빡빡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메리카의 존 린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과거 극단적인 달러화 강세 동안 주식과 채권, 원자재가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 역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를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달러화 강세는 종종 주식의 약세 기간과 일치했으며 달러화가 사이클상의 정점을 찍고 난 후 12개월 사이 모든 업종의 주식은 에너지 업종을 제외하고 강세를 나타냈다.

다만 달러화의 강세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볼만한 근거도 있다. 달러인덱스는 과거 절상 기간 24%가량 올랐다. 지난 2000년 8월과 2015년 3월에 그랬다.

린치는 "지난 40년 동안 달러화가 정점을 찍으면 S&P 500지수는 이후 12개월 동안 평균 10% 올랐다. 투자자들이 위험 선호 여건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의 소비재와 금융주 등이 달러화 고점 이후 강세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다만 주가 강세는 미국 시장에 제한되지 않았다. 린치에 따르면 신흥국과 선진국 시장은 달러화 강세 이후 랠리를 펼쳤다. 원유만 유일한 예외였다. 이는 달러화 약세가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도움을 준다는 일반 통념과는 배치된다고 린치는 지적했다.

린치는 달러화가 정점에 거의 가까워졌지만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연준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갈 길이 멀다"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거의 반사적으로" 추락하는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으로부터 보호받고자 달러화에 자금을 맡겼으나 미국의 경기 침체가 달러화의 매력을 낮출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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