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달러 환율 틱차트
연합인포맥스

(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고공행진을 재개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매파적인 통화정책 행보를 강화하면서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 은행(BOE)도 기준금리를 75bp나 올렸지만,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대해 되레 급락했다. BOE가 연준만큼 매파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가지는 못할 것으로 진단됐기 때문이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3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48.23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47.756엔보다 0.474엔(0.32%)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0.9752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0.98286달러보다 0.00766달러(0.78%)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44.54엔을 기록, 전장 145.24엔보다 0.70엔(0.48%)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12.004보다 0.01% 하락한 111.997을 기록했다.

영국 파운드화가 중앙은행인 잉글랜드 은행(BOE)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달러화에 대해 되레 약세를 보였다. BOE가 연준보다는 덜 매파적일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파운드화는 전장 1.13980달러보다 2.05% 급락한 1.11643달러에 거래됐다.

BOE는 이날 기준 금리의 고점이 금융시장의 가격에 반영된 것보다 더 낮을 것으로 예상하는 구체적인 가이던스를 제시하면서 파운드화 약세를 촉발시켰다. 여기에다 영국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파운드화 급락세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됐다.

BOE는 통화정책위원회(MPC)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연2.25%에서 3%로 75bp 상향한다고 밝혔다. 이는 2008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리 인상 폭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의 예상과 일치한다.

BOE는 지난 8월과 9월에 50bp 금리 인상을 단행한 후 금리 인상 폭을 75bp로 확대했다. BOE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날까지 8회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금융시장에서는 2023년에 기준금리가 5.2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은 이에 앞선 전날 기준금리를 75bp 올리고 최종 금리 수준이 상향조정될 수 있다고 시사하는 등 매파적인 통화정책 행보를 한층 강화했다. 연준은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연방기금금리(FFR) 목표치를 기존 3.00%~3.25%에서 3.75%~4.00%로 또다시 75bp 인상했다. 연준의 이번 금리 인상은 6회 연속 인상이다. 이 같은 금리 인상 속도는 1980년대 초 이후 가장 빠르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여전히 갈 길이 있으며, 지난 회의 이후 입수되는 자료는 최종 금리가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라고 언급했다. 최종 금리 목표치가 4.5%~4.75%에서 5.00%까지 높아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미국 국채 수익률은 상승세를 재개하면서 달러화 강세를 견인했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한때 전날 종가 대비 8bp 이상 급등했다가 상승폭을 줄여 2bp 오른 4.12%에 호가됐다. 연준이 매파적인 행보를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미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캐리 통화인 일본 엔화도 한때 148.435엔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며 약세로 돌아섰다. 미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를 재개한 데 따라 캐리 수요 등이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의 수익률곡선통제정책(YCC) 발언 파장도 하루만에 소멸됐다. 구로다 총재는 전날 중의원 재무금융위원회에서 향후 2% 물가 목표 실현이 가시권에 들어오면 YCC를 유연화하는 것을 하나의 옵션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이 정책을 수정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고개를 들었고 엔화 매수세가 유입됐다.

유로화도 한때 0.97280달러에 거래되는 등 하락세를 보이며 약세 폭이 깊어졌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면서도 연준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갈 수는 없다고 밝히면서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콘퍼런스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네덜란드 은행 라보뱅크의 전략가인 제인 폴리는 "파운드가 올해 BOE 금리 인상에 대한 반응으로 하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5월에는 BOE가 예상대로 금리를 25bp 인상한 이후 파운드화는 약세를 보였고 8월에도 50bp 인상과 동시에 2022년 4분기부터 경기 침체가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파운드화가 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경제와 관련해 BOE 관계자는 2022년 3분기 GDP가 0.5%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이는 8월 통화 정책 보고서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0.9%포인트 낮은 수준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BOE는 금리 인상 목표 수준이 금융시장이 가격에 반영한 것보다는 낮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따라서 BOE가 파운드화 약세를 제한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크레디트 아그리콜의 전략가인 발렌틴 마리노프는 "연준 회의에 대한 반응의 관점으로 보면 매파적 성향이 더 강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시장이 5% 안팎으로 책정하고 있는 기준금리 목표수준이 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분명히 미 달러화와 미국채 수익률의 매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책임을 질 때마다 달러가 지지되는 이게 진짜 '달러 스마일'이다"고 덧붙였다. 달러 스마일(dollar smile)은 미국의 경기가 나쁠 때나 경기가 좋을 때나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을 일컫는다.

그는 연준은 가장 매파적인 중앙은행 중 하나라면서 마찬가지로 연준의 조치가 위험 회피를 부추길 때 달러도 지지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도 움직임도 이런 두 가지 힘이 함께 작용하는 방식의 한 사례라고 덧붙였다.

MUFG의 전략가인 리 하드만은 경제 침체와 여름 이후 영국 정부 차입 비용의 극적인 상승을 고려할 때 BOE는 연준과 같은 배를 타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는 파운드화 약세를 부추기고 오버나이트 시장에서 하락 움직임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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