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부동산 펀드 설정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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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시장 침체가 본격화된 상황에서 레고랜드 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성 위기까지 더해지면서 신규 부동산 펀드 설정 규모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네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는 등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유동성 위기감도 커 부동산 펀드 시장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부동산 펀드 설정액은 2천957억원으로 지난해 말 1조6천20억원과 비교하면 81% 급감했다.

전월 8천941억원과 비교해도 67%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18년 1월 2천942억원 이후 4년 9개월 만에 최저치다.

올해 들어 신규 펀드 수도 지난 6월 63개, 8월 30개, 10월 16개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펀드는 직접투자보다 유동성 확보가 쉽고 세금 부담은 적다는 점이 장점으로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 주목을 받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 왔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이런 추세가 심화했다.

이 기간에 부동산 투자자들은 저금리를 이용한 레버리지 효과를 누려왔다.

그러나 각국의 통화 정책이 긴축 기조로 돌아서고 금리 인상 속도가 가속화되면서 레버리지 효과는 감소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산 가격의 고평가, 고금리, 고환율 등 수익성 악화로 하반기 들어 부동산 펀드 신규 설정이 급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자본 차입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주요 투자자들도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한국 투자자들의 아시아 태평양 상업용 부동산 투자 규모는 6억8천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64.7% 급감했다.

이는 아시아 태평양의 주요 투자자로 활동하는 한국, 미국, 영국, 싱가포르, 홍콩 등 5개 국가 중 가장 큰 규모의 감소 폭이다.

장지영 KB증권 연구원은 "위험 요인이 증가하고 코어(핵심) 자산에 대한 경쟁이 심해지면서 프라임 자산을 선호하는 한국 투자자들의 투자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실제 부동산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에도 금리 인상과 레고랜드 발 자금 경색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을 사들이거나 개발 사업을 진행할 때 대출이 필수기 때문으로 금리가 오르면 이자 비용도 늘기 때문에 수익률도 하락한다.

특히, 개발 시에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데 강원도가 채무 보증을 약속한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의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하면서 부동산 PF의 자금 경색은 더욱 강화됐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 거래량 감소와 가격 하락에서 알 수 있듯, 주택 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었고, 시장 금리가 급하게 오르면서 PF ABCP를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사실상 관련 시장이 올 스톱 상태"라며 "정부의 지원 정책으로 자금 흐름의 개선을 기대하고 있지만, 지금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부동산 관련 사업에 대한 우려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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