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급락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파른 속도로 완화된 것으로 풀이됐기 때문이다.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화 등 달러화 대비 위험 통화들이 약진하는 데 성공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속도 조절에 나설 수도 있다는 기대가 일면서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0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46.683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46.517엔보다 0.166엔(0.11%)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1200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1.00099달러보다 0.01101달러(1.10%)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45.45엔을 기록, 전장 146.68엔보다 1.23엔(0.84%)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10.470보다 1.38% 하락한 108.950을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가 한때 108.581을 기록하는 등 급락했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밑도는 등 상승세가 둔화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10월 물가상승률이 7%대로 떨어졌다. 물가상승률이 7%대로 떨어진 것은 올해 2월 이후 처음이며, 상승률은 1월 이후 가장 낮다. 10월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7% 올랐다. 이는 지난 9월 기록한 8.2%에서 7%대로 떨어진 것으로 물가상승률이 7%대로 떨어진 것은 2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수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7.9% 상승도 밑돌았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1981년 11월 이후 최고치였던 9.1%에서 4개월 연속 둔화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시장 예상보다 낮았다.10월 근원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상승했다. 이는 지난달 기록한 1982년 8월 이후 약 40년 만에 가장 높은 6.6%에서 상승률이 둔화했다. 근원 CPI는 WSJ 예상치인 6.5% 상승도 밑돌았다.

미국 국채 수익률도 큰 폭으로 하락하며 달러화 약세를 부추겼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한때 18bp 하락한 3.91%에 호가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채 2년물 수익률도 한때 21bp 하락한 4.38%에 호가되며 달러화 매도세를 자극했다.

유로화는 한때 1.01594달러에 거래되는 등 달러화에 대해 1대1의 등가로 교환되는 패리티(parity) 환율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자이언트 스텝인 75bp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간 가운데 연준과의 통화정책 차별화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면서다.

영국 파운드화는 급등세를 보였다. 잉글랜드 은행(BOE)이 연준과 통화정책 차별화 해소에 주력하는 가운데 새로운 정부가 재정 건전화 조치를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일면서다.리시 수낵 신임 영국 총리가 이끄는 내각은 다음 주에 600억 파운드(약 95조9천억원)에 달하는 증세·지출 삭감 예산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파운드화는 2.33% 상승한 1.16135달러에 거래됐다.

일본 엔화만 달러화에 대해 거의 유일하게 약세를 보였다. 일본은행(BOJ)이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임금 상승을 통한 안정적인 물가 상승을 달성하기 위해 통화 완화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구로다 총재는 이날 총리 관저를 방문한 뒤에 기자들과 만나 기시다 총리에게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구로다 총재는 "엔화가 최근 빠르게 일방적으로 평가절하되는 것은 경제에 불이익이라고도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 BOJ가 금융과 외환시장에도 상당한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총리에게 말했다"고 덧붙였다.

삭소뱅크의 전략가인 차루 차나나는 "오늘의 미국 CPI 발표에 대한 가장 큰 위험은 시장이 그것을 과도하게 해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CPI지표가) 더 둔화될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연준은 이미 매파적인 성향에서 벗어나지 않은 가운데 금리 인상 궤적의 하향 이동을 전달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NAB의 전략가인 래이 아트릴은 "가상화폐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다소 전염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게 불안한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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