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에 서원주 전 공무원연금 자금운용단장(CIO)이 임명됐다. 공적 연기금 CIO를 맡았던 그의 이력을 봤을 때 해외투자 전문성과 기금 운용 안정감이 강점이지만, 선발 과정에서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만큼 비교적 깜짝 인사라는 반응이 나온다.

국민연금공단은 신임 기금이사(기금운용본부장)로 서원주씨를 임명한다고 27일 밝혔다.

서 신임 이사는 앞으로 2년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대표해 900조원가량의 국민연금기금을 관리하게 된다.

자본시장 대통령을 맡게 된 서 이사는 삼성생명보험에서 자산운용 및 투자경력을 쌓은 후 PCA생명보험(현 미래에셋생명) 자산운용본부장을 거쳐 2019∼2022년 공무원연금공단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자금운용단장을 지냈다.

국민연금 기금이사는 기금이사추천위원회 추천과 보건복지부장관의 업무수행계약승인을 거쳐 공단 이사장이 임명한다.

업계에서는 서 이사의 전문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 공채 출신인 서 이사는 삼성생명 뉴욕법인과 싱가포르 법인에서 해외투자를 담당했다. 현재의 미래에셋생명이 된 옛 PCA생명에서도 투자를 총괄했고, 2019년부터는 공무원연금 CIO로 연임까지 성공했다.

연기금 업계 관계자는 "그간 정부가 임명하는 주요 보직의 사람들을 보면 결국 어떻게든 정권과 접점이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서원주 신임 본부장은 아직 그런 면이 보이지 않는다"며 "어떤 면에선 깜짝인사라고 볼 수 있고 경험과 실력에 주안점을 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연기금 업계 관계자는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국민연금 이사장 모두 기획재정부 출신이기 때문에 기금본부장까지 비슷한 배경이거나 정권과 밀접한 사람을 뽑기엔 부담도 있었을 것"이라며 "민간 출신이면서 공적 연기금 운용 경험도 있는 분이라 적임자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기금본부장 레이스에는 서 신임 본부장 외에 박대양 전 한국투자공사(KIC) 최고투자책임자(CIO)·이창훈 전 공무원연금 최고투자책임자(CIO)·박천석 새마을금고 최고투자책임자(CIO)·양영식 스틱얼터너티브운용 대표·염재현 코레이트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장이 최종 면접을 봤다. 애초에 최종 후보군 자체가 예상 밖이라는 평가도 나오는 중이었다.

또 다른 연기금 관계자는 "이번 본부장 선임 과정이 조용히 진행된 것도 한몫했을 것 같다"며 "예전 안효준 본부장이 선임되던 과정에선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언론에도 오르내렸던 반면 이번에는 '점잖게' 진행된 부분이 있고 어떻게 보면 특색이 약했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 신임 본부장을 비롯해 최종 후보군에 공무원연금 CIO가 두 명이나 포함됐지만, 이들이 유력하게 거론되지 않았던 배경에는 기금 규모의 차이도 있었다.

공무원연금 CIO를 맡긴 했으나 국민연금은 운용 자산이 100배는 크다. 그런 만큼 후보군이 모두 정권과 접점이 없다면 그래도 수백조원을 운용해본 박대양 전 한투공 CIO가 낫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기금본부장 선임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국민연금공단 내부에선 깜짝 인사가 발탁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던 상황이었다. 이를 두고 정권이 낙점한 인물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는데 현재로선 능력에 초점을 맞춘 인선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서원주 신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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