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신용등급 A급 캐피탈채의 발행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우려는 여전하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절대금리를 겨냥한 증권사 리테일이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지만, 기관 투자자 입장에선 쉽사리 A급 여전채를 사들이기는 힘들다는 설명이다.

1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엠캐피탈(A-)은 50억 원 규모의 채권을 7% 금리에 발행했다. 전일 DGB캐피탈(A+)에 이어 신용등급 A급 캐피탈채의 발행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메리츠캐피탈(A+) 역시 내주 발행을 목표로 투자자 모집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등을 통한 개인 고객의 리테일 자금이 A급 캐피탈채 발행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 예·적금 금리의 하락 추세 속에서 고금리 채권을 향한 수요가 A급 캐피탈채로 확장됐다는 것이다.

연합인포맥스 투자자전체 장외채권거래/잔고 추이(화면번호 4663)에 따르면 개인은 1월 한 달간 신용등급 A급(A+, A0, A-) 캐피탈채를 4천억 원가량 순매수했다. A급 캐피탈채에 대한 총 순매수 금액이 7천200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치다.

A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A급 캐피탈채의 수요는 대부분 절대금리를 겨냥한 증권사 리테일 자금으로 보고 있다"며 "고금리를 찾는 고객에게 수수료를 받는 증권사 PB 등이 안 팔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만 PF에 대한 우려로 A급 여전채를 담을 수 있는 기관은 많지 않을 것이다"며 "부동산은 정치적 논리에 흔들리기도 하는 만큼 변동성을 쉽게 가늠할 수 없고, 리스크를 계속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모주 펀드와 같은 기관 자금의 유입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시 호황기에 인기를 끌었던 공모주 펀드가 기업공개(IPO) 시장의 급격한 위축으로 남아있는 유동성으로 하이일드 채권을 담는다는 설명이다.

다만 운용업계 종사자들은 2010년대 초반의 저축은행 사태를 경계하고 있다. 당시 저축은행이 부동산 개발 과정에서 브릿지론을 중심으로 PF 대출을 제공했지만, 부동산 경기의 하락 등으로 본 PF 전환에 실패해 부실이 불거진 바 있다.

B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당시에도 BBB급부터 A0급에 해당하는 채권 금리가 6~7%를 기록해 엄청나게 팔렸다"며 "저축은행 사태와 건설사 부도 등을 거치면서 이 채권들이 부실화됐고, 당시 지난한 소송전 등을 목격하고 경각심이 있는 시장 참가자들은 지금도 쉽게 A급 여전채를 건드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PF 리스크 등 A급 캐피탈사의 상황에 따라 투자 심리가 엇갈린다는 의견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DGB캐피탈은 PF 비중이 적진 않지만, A+급에서 유일하게 금융지주 산하에 있다는 점 때문에 시장 수요가 꽤 모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용등급이 열위한 캐피탈사도 사업 구조에 따라 기업금융보다 할부금융 등에 집중하는 회사들이 있기 때문에 구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nk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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