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혼조세를 보였다. 괴물급으로 평가되는 미국 고용지표 호전에 따른 여진이 이어진 가운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설이 예정된 영향이다. 연준 고위관계자의 매파적인 발언도 한층 강화됐다. 일본은행(BOJ)의 총재 후보가 비둘기파라는 평가는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7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31.88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32.620엔보다 0.740엔(0.56%)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6939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1.07297달러보다 0.00358달러(0.33%) 내렸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41.01엔을 기록, 전장 142.28엔보다 1.27엔(0.89%)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3.599보다 0.17% 상승한 103.771을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가 한때 103.841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며 괴물급으로 평가되는 미국의 고용지표 발표에 따른 여진을 반영했다. 지난 주말 발표된 올해 미국의 1월 고용지표는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남겼다. 비농업 부문 고용은 51만7천 명 증가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8만7천 명 증가를 훌쩍 뛰어넘었다. 1월 실업률도 3.4%로 전달의 3.5%에서 하락했다. 실업률 3.4%는 196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의 발언도 한층 매서워졌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고용이 크게 늘었다는 것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와 관련해 여전히 해야 할 일이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 위원인 카시카리 총재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승리를 선언할 만큼 충분한 진전을 이뤘다고 보지 않는다"라며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계속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미국의 기준금리를 5.4%까지 인상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미국의 현 기준금리는 4.5%~4.75%이다.

시장은 이날 예정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이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제로 파월 의장이 견조한 고용지표에 따라 매파적인 발언을 한층 강화할 수도 있어서다. 당장은 파월 의장이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을 재확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됐다. 파월 의장은 당시 두차례 가량의 금리 인상이 필요하며, 연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엔화의 약세는 주춤해졌다. 일본은행(BOJ)의 초완화적인 통화정책 행보가 좀처럼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면서다.

엔화 가치는 전날 급락했다. 일본 정부가 오는 4월 임기가 끝나는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 후임으로 아마미야 마사요시(67) 현 부총재를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아마미야 부총재는 1979년 도쿄대 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에 입행했다. 금융정책을 기획·입안하는 기획 분야에서 주로 일했고, '미스터 BOJ'로 불린다. 구로다 총재가 2013년 총재에 취임한 이후에는 기획 담당 이사와 부총재로 보좌하며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실무 차원에서 이끌어 온 인물이다. 아마미야 부총재는 일본은행의 2001년 양적완화 정책, 2010년 포괄적 금융완화, 2013년 대규모 금융완화, 2016년 장단기 금리조작 등 디플레이션 상황에서 대부분의 완화적인 금융정책에 관여했다.

유로화는 약세 흐름이 깊어다. 미국 고용지표 호전에 따른 여진이 이어진 가운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제지표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유로존 최대의 경제 규모를 가진 독일의 12월 산업생산이 시장의 예상보다 크게 부진하게 나온 것도 투자심리를 가라앉혔다. 독일 통계청에 따르면 12월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3.1% 감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0.6% 감소를 예상했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도 강세를 보였다. 호주중앙은행(RBA)이 이날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35%로 25bp 인상한다고 밝히면서다.

ING의 리서치 헤드인 롭 카넬은 "RBA는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는 장기 채권 수익률과 단기 금리 기대치를 높일 것"이라면서 "호주 달러화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넥스의 분석가인 사이먼 하비는 "파월이 지난 주 수요일에 비둘기파적인 해석을 촉발한 발언 중 일부를 되돌릴 기회가 있겠지만 새로운 메시지를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초부터 시작된 위험선호 움직임에 시장은 정말 오래 고착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준이 올바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시장의 갑작스러운 각성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통화정책은 상당기간 제약적인 수준에 머물 것이고 하반기에 완화정책이 임박했다는 생각도 필연적일 정도로 정해진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CMC의 시장 분석가인 티나 텡은 "BOJ가 통화 정책을 뒤집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시장은 새 총재가 취임하면 수익률곡선통제정책(YCC)를 포기할 것으로 기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은) 여전히 경제적 우려가 있고 경기 침체 위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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