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이규선 기자 =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는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연간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달러-원의 상승압력이 높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CPI의 월간상승률이 예상치와 부합했기 때문이다. 간밤 미국 달러가 CPI를 소화하며 명확한 방향성도 나타내지 않았다.

'매파'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달러 추가강세 재료라기보다 달러-원 하락을 늦추는 재료라는 진단도 제기됐다. 1월 CPI에 이어 2월 CPI에서도 하락폭이 낮아지면 시장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15일 서울환시 참가자는 미국의 1월 CPI에도 달러-원 상승이 제한되거나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A 은행 딜러는 "미국의 1월 CPI 전년 대비 상승률이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최근 시장은 전월 대비 상승률에 주목하고 있는 듯하다"며 "미국의 1월 CPI 전월 대비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 만큼 큰 영향은 없었다. 아시아장에서 달러-원의 추가 상승압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B 은행 딜러도 "미국 물가 상승세가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집계기준이 달라지는 등 변수가 있었다"며 "달러-원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어제 달러-원이 하락한 것처럼 네고물량이나 롱 플레이 차익실현은 달러-원이 상승할 때마다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달러-원이 장중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지만 마냥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밤 미국 달러가 미국의 1월 CPI를 소화하며 방향성을 보이지 않은 만큼 이날 서울외환시장은 수급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진단됐다.

C은행 딜러는 "CPI 이후 방향성이 명확하게 잡힐 줄 알았지만 금융시장이 혼조세"라며 "미국채 금리는 급등했지만 주식시장은 좋다. 통화별로도 유로화는 버티지만 엔화는 약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달러 자체가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수급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1,200원대 후반으로 갈수록 중공업체 수주 물량이나 네고 물량이 나오면서 달러-원 상단을 제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다만 미국채 금리 상승세로 달러-원 하단도 막혀있어 10원 이상 움직이는 변동성 장세는 보여주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 인사의 '매파' 태도에도 달러가 추가강세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판단됐다. 그보다 달러-원 하락을 제한할 것으로 분석됐다.

A 은행 딜러는 "연준이 매파 발언을 지속하고 있지만 금리인상 사이클 막바지라는 게 시장 공감대"라며 "매파 연준은 달러가 추가 강세로 가는 재료라기보다 달러-원 하락을 늦추는 재료"라고 했다.

1월 CPI에 이어 2월 CPI에서도 하락폭이 낮아지면 시장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인플레 경계감이 커질 수 있어서다.

B 은행 딜러는 "물가 상승세 둔화 정도가 줄어들고 있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며 "2월 CPI에서도 물가 상승세 둔화 정도가 낮다면 시장 분위기가 크게 바뀔 수 있다"고 했다.

앞서 미국의 1월 CPI의 월간상승률과 연간상승률은 각각 0.5%, 6.4%를 기록했다. 근원 CPI의 월간상승률과 연간상승률은 각각 0.4%, 5.6%다.

CPI와 근원 CPI의 월간상승률은 시장 예상치와 부합했다. CPI와 근원 CPI 연간상승률은 예상치보다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 웃돌았다.

달러인덱스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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