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정필중 황남경 한상민 기자 = 연초 국내 주식을 강하게 사들이 외국인들이 달러-원 환율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국내 증시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환율 이외에 금융통화위원회 등 다른 변수도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 거래일 달러-원은 장중 1,300원을 2개월 만에 돌파했다. 1,300원대 거래는 작년 12월 20일 이후 처음이다. 주간으로는 34.30원 급등했다.

최신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양호한 고용 지표가 잇따라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우려가 다시 커졌다.

미 국채 금리는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달러 강세를 이끌었다. 지난주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2년물 국채 금리는 11.91bp 상승한 4.6298%에서 마감했다. 작년 11월 이후 3개월여 만에 가장 높다.

증시 전문가들은 환율 상승 시 외국인의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병열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국내 증시에 유입한 외국인 입장에선 환차손이 발생한 것이고, 외국인 투자자의 입장에서 부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며 "외국인 수급에서 부담 요인이 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환율 상승은 국내 증시에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수출 기업 중심의 코스피는 원화 약세가 됐을 때 해외에서 가격 경쟁력이 생긴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 지표도 좋고, 긴축 우려도 커지면서 달러가 최근 강세를 띠고 있다"며 "위험 회피가 극단적으로 커지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달러 강세로 수급이 크게 빠진다고 보긴 어렵지만, 이전보다 다소 수급 둔화는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이번 달 수출 지표가 안 좋게 나온다면 달러-원 환율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이번 주 한국은행 금통위도 지켜볼 이벤트 중 하나"라고 부연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400원대 고점을 보고 1,200원 초반대까지 내렸다가 되돌림이 나오는 상황"이라 "원화가 약세로 가는 과정에서 좀 부담을 느낄 수밖에는 없어 수급적인 이벤트가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다만 금요일 미국 시장에서 옵션 만기일이었음에도 종가 낙폭이 축소되며 다우지수는 상승으로 전환 마감했기 때문에 투자 심리가 나빠 보이지는 않는다"며 "이번 주에 금통위도 환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환율에 영향을 많이 주는 것은 에너지 수입하고 반도체 수출인데 아직 반도체 수출은 회복이 안 됐고 에너지 가격은 하락하긴 해서 중립으로 겹치는 요인들이 많다"며 "당분간은 환율 변동성이 나오면서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이 나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환율 상승의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나 연초 가파른 달러 약세에 대한 되돌림 영향이 크다"며 "무역수지 적자 등은 새로운 요인으로 보기 어려워 최근 환율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아직은 우리나라 등 신흥국 자금 흐름을 보면 유입되고 있는데, 연초 대비 줄어들긴 했다"며 "환율이 영향을 미쳐서라기보다는 자금 흐름 변화의 일환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은 극단적으로 달러가 강세로 간다고 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며 "유럽도 그렇고 중국 리 오프닝 등 경기가 조금 더 우위에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바로 달러 강세로 가기에는 지켜볼 부분이 많다"고 부연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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