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국내 벤처캐피탈(VC)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작년에만 10조7천억원의 벤처 펀드가 결성됐으며, 지난 2021년부터는 현재 운영 중인 창업투자회사 231개 중 약 35%에 달하는 80개의 창업투자사가 문을 열었다.
 

김병규 엑스퀘어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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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게 달아오르는 VC 시장에 김앤장 법률사무소 출신의 젊은 변호사 3인이 출사표를 던졌다. 신생 VC 엑스퀘어드의 이야기다.

김병규 엑스퀘어드 대표는 24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변호사 경력이 VC에서 발휘하는 장점에 대해 "규제 이슈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사업 범위나 구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관련 법령이 명확하지 않아 의도치 않게 규제를 위반하는 경우가 있다"라며 "변호사 출신으로 이뤄진 엑스퀘어드는 이런 점을 명확히 알고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앤장 변호사로 재직할 때 쌓아둔 탄탄한 전문가 네트워크도 신생 VC에 중요한 자산이다.

김 대표는 "남들보다 쉽고 빠르게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에게 관련 사항을 묻고 의견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비대면 진료 기업 메디르 투자 사례를 떠올렸다.

팬데믹 시기 한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 진료가 엔데믹 상황에서도 지속될 수 있을지 예상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관련해 김앤장 전문가들과 쉽게 접촉하고 의견을 공유했던 것이 발 빠른 투자를 결정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꼽았다.

그가 국내 최고라 불리는 직장에서 나와 투자 업계로 발을 내디딘 건 지성배, 장동우 대표의 제안으로 IMM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하면서부터다.

그는 변호사 시절 M&A 거래 자문이나 펀드 설정과 관련한 업무를 주로 담당하며 투자 업계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고 한다.

김 대표는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에서 모두가 만족하는 투자구조를 설계하고, 자문하는 데 재미와 보람을 느꼈다"라며 "변호사 업무에 한정하지 않고, 보다 구체적으로 딜을 검토, 투자하고 관리하는 것에 꾸준히 관심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 다른 공동 대표인 조강희 대표와 배민수 대표도 VC 업무를 진행하며 활용할 수 있는 각양각색의 경험을 갖췄다.

조 대표는 쿠팡의 투자 조직인 코퍼레이트 디벨롭먼트에서 전략적 투자자(SI)의 경험을, 배 대표는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창업한 경험이 있다.

김앤장 입사 동기인 3명의 대표가 변호사 출신임과 동시에 재무적 투자자(FI), SI, 창업가의 경험을 고루 갖춘 셈이다.

김 대표는 "대표 각자의 다양한 경험을 기반으로, 창업가 및 투자자들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있다"라며 "창업가의 문제나 고민을 다양한 관점에서 같이 생각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현재 엑스퀘어드는 10여 개의 기업에 투자하며 트랙 레코드를 쌓아가고 있다.

그들이 투자한 기업으로는 두나무와 무신사, 식기세척 및 렌탈업체 뽀득, 모바일 설문조사 기업 오픈서베이 등이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찾아온 투자 혹한기에도 자금 조달에 성공해 지난해에만 4개의 펀드를 결성하고 운용 중이다.

김 대표는 "현재 2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 중이다"라며 "이외에도 프로젝트 펀드 2~3개를 추가로 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ESG에 부합하는 환경산업과 시니어 산업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는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투자업계로 이직하게 된 이유는?
▲변호사 업무를 할 때부터 다방면에 관심이 많았다. 주로 국내외 PEF나 자산운용사를 대리하여 M&A 거래 자문이나 펀드 설정과 관련한 업무를 많이 하였는데, 매도인과 매수인 양 당사자 사이에서 모두가 만족하는 투자구조를 설계하고, 자문하는 데 재미와 보람을 느꼈다. 또한, 최근의 산업 트렌드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변호사 업무에 한정하지 않고, 보다 구체적으로 딜을 검토, 투자하고 관리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던 차에, IMM인베스트먼트의 지성배, 장동우 대표님께서 제안을 주셔서 IMM인베스트먼트에 조인하게 되었다.


--IMM인베스트먼트 재직 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투자는?
▲21년 당시 중동 지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 위하여 아랍에미리트(UAE) 소재 VC인 쇼룩 파트너스(Shorooq Partners)와 공동 운용하는 벤처대출펀드(Venture Debt fund)를 조성하였다. 국내 투자사로서 중동 현지에 펀드를 설정한 선례가 없는 상황에서, 다각도로 가능한 구조를 검토했던 기억이 난다. 이후 첫 번째 투자로서 퓨어 하베스트라는 UAE 소재 스마트팜 회사에 투자했다. 퓨어 하베스트는 중동의 기후 문제로 1년 내내 토마토 생산이 어렵다는 문제를 기술력으로 극복한 회사이다. IMM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회사인 국내 스마트팜 업체 팜에이트와의 사업적 시너지 및 협업을 도모하기도 했다.


--변호사 출신이라는 점이 투자업에 어떤 도움이 되었나?
▲첫 번째로는 규제 이슈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사업 범위나 구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관련 법령이 명확하지 않아 의도치 않게 규제를 위반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점을 명확히 알고 대응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쌓은 훌륭한 전문가 네트워크를 들 수 있다. 남들보다 쉽고 빠르게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에게 관련 사항을 묻고 의견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엑스퀘어드가 투자한 메디르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규제가 풀린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인데, 코로나가 종료된 이후에도 사업이 지속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었다. 의료법에서 한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 진료의 지속 여부가 이슈였는데, 자체적인 검토와 김앤장 전문가들의 의견 등을 종합하여 투자 여부를 확정할 수 있었다.


--운용사로서 엑스퀘어드만의 장점은 무엇인가?
▲엑스퀘어드는 3인의 김앤장 입사 동기 변호사들이 함께 창업한 투자회사로, 투자구조 및 규제 관련 이슈들에 대해 전문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를 기반으로 벤처회사 및 투자자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투자구조를 고민하고, 창업가들이 가진 여러 이슈를 함께 풀어가고 있다. 둘째로, 3인의 대표들이 각자의 다양한 경험을 기반으로, 창업가 및 투자자들의 입장을 잘 이해한다는 점이 장점이다. 앞서 설명해 드린 대로 저는 IMM인베스트먼트에서 재무적투자자(FI)로서 경험을 쌓았고, 함께 엑스퀘어드를 설립한 조강희 대표는 쿠팡 코퍼레이트 디벨롭먼트에서 전략적투자자(SI)로서 경험을 쌓았으며, 배민수 대표는 스타트업을 창업하여 운영한 경험이 있다. 이렇게 회사 내에 FI, SI, 창업가 경험을 모두 가지고 있어 창업가의 문제나 고민을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하고 같이 고민할 수 있다.


--2022년 하반기부터 소위 투자 혹한기가 찾아왔다. 신생 VC로서 어려운 점은 없는지?
▲작년 하반기부터 3高(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영향으로 투자업계가 많이 위축되었다. 21년과 비교했을 때도, 22년도의 벤처투자 규모는 6.8조원으로 전년 대비 12% 정도 감소했다. 특히 신생 VC이다 보니, 펀드레이징 측면에서 영향이 많다. 다행히 엑스퀘어드는 여러 투자자가 관심을 두고 높게 평가해주신 덕분에 22년에 총 4개 펀드를 결성하고 운용 중이다.


--2023년의 계획은?
▲현재 2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 중이고, 이외에도 프로젝트 펀드를 2~3개 추가로 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ESG에 부합하는 환경산업과 시니어 산업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는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할 계획이다.

jhpark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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