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김학성 기자 = 최근 연초 효과 등에 힘입어 회사채 발행시장이 활황을 보이고 있지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의 발행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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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데다 불확실성 확대로 ESG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회사채는 '활황', ESG 채권은 '불황'

6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ESG 채권(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저당증권(MBS) 제외) 발행액은 42조2천754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감소했다.

유형별로 보면 녹색채권은 5조8천610억원, 지속가능채권은 5조9천47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절반 넘게 줄었다.

사회적채권은 30조4천674억원으로 전년보다 11% 늘었다.

올해도 ESG 채권 가뭄은 이어지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ESG 채권 발행내역(화면번호 4410)에 따르면 공사·공단을 제외한 일반 기업의 지난 1~2월 ESG 채권 발행액은 9천350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조7천772억원, 2021년의 6조2천30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비금융 사기업 중 올해 ESG 채권을 발행한 것은 포스코케미칼이 유일했다.

그러나 포스코케미칼 역시 증액을 결정하기 이전 증권신고서에 자금 사용 목적을 전액 차환으로 기재하는 등 ESG 투자는 계속해서 침체하는 모습이다.

연초 활황세인 회사채 발행시장과 대조하면 ESG 채권의 위축은 더 두드러진다.

연합인포맥스 일자별 신규종목 현황(화면번호 4204)에 따르면 비금융 사기업의 지난 1~2월 일반 회사채 발행액은 19조456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조8천353억원 보다 많은 것은 물론, 역대로 봐도 가장 많은 수준이다.

◇고금리에 ESG 관심까지 줄어…"당분간 기조 지속"

ESG 채권 발행 감소는 고금리 여건이 이어지는 데다 ESG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줄어든 여파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초 1%였던 기준금리를 최근까지 250bp 인상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회사채 시장 전반이 위축되며 ESG 채권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감소했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금리 인상 기조 때문에 채권 시장 자체가 미약했다"며 "신규 프로젝트나 시설 자금 용도로 ESG 채권을 발행하기엔 아직 금리 수준이 부담될 것"이라고 말했다.

ESG에 대한 주목도가 낮아진 것도 원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ESG에 대한 관심이 늘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고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ESG에 신경 쓸 여력이 줄었단 분석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시장이 어렵고 채권형 펀드 설정도 잘 안 되다 보니 ESG 채권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 자체가 많이 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경향은 쉽게 바뀌지 않을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ESG 채권에 대한 세제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2021년 같은 'ESG 붐'이 다시 일어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ESG를 놓을 순 없다"면서도 "고금리와 경기 둔화로 ESG 채권이 순발행하기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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