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률 10개월 만에 4%대…추경호 "물가 둔화 뚜렷해질 것"
환율 상승에 수입 물가 반등 가능성…원자재가격 상승 우려 여전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최욱 기자 = 10개월 만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로 내려온 가운데 정부는 '향후 물가 둔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달러-원 환율 움직임,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가능성 등 변수는 여전히 가득한 상황이다.

◇ 10개월 만에 소비자물가 4%대…근원물가도 둔화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38(2020년 100 기준)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8% 상승했다.

전달 대비로도 0.3% 올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체크할 수 있는 근원물가 지표도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가 4.8% 오르면서 상승 폭이 전달보다 0.2%포인트(p) 하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 상승률도 전월보다 0.1%p 낮은 4.0%로 지난해 8월 수준으로 돌아갔다.

그간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린 석유류(-1.1%)가 2년 만에 하락으로 전환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석유류의 기여도는 마이너스(-) 0.05%로 소비자물가를 끌어내리는 데 도움을 줬다.

수요 측 둔화 요인도 뚜렷하다.

이 기간 개인서비스 물가는 5.7%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6.4%를 찍고서 지속해서 내림세다.

작년 9월 9.0%까지 올랐던 외식물가 상승 폭도 계속 둔화하더니 지난달에는 7.5%까지 내려왔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아무래도 소비가 좋지 않다 보니 외식물가가 낮아지는 것"이라고 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 경제장관회의에서 "부문별로 불안 요인이 남아 있지만 특별한 외부 충격이 없다면 향후 물가는 둔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경호 부총리, 비상경제장관회의 주재
(서울=연합뉴스) 김승두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3.6 kimsdoo@yna.co.kr


◇ 환율 오름세에 수입 물가 상승 전환 가능성…中리오프닝도 불안 요인

물가 둔화 흐름이 뚜렷해질 것이란 낙관론과 달리 불안 요인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우선 최근 상승 쪽으로 방향을 튼 달러-원 환율이 수입 물가를 밀어 올려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는 전월(138.11)보다 2.3% 낮은 134.95를 기록해 3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달러-원 환율 하락 영향으로 광산품(-1.6%), 화학제품(-2.5%) 등의 수입 가격이 떨어진 결과다.

하지만 지난달 달러-원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1,300원대로 다시 올라섰다는 점을 고려하면 2월부터 수입 물가도 오름세로 돌아섰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수입 물가는 1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3월 소비자물가에서는 환율이 큰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신얼 상상인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수요 측면에서 (움직임이) 사그라들어야 물가가 안정화할 수 있는데 그 부분이 여전히 미진하다"면서 "달러-원 환율도 올라와 있는 만큼 아직은 하방에 대한 확신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근원물가가 소비자물가보다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중국의 리오프닝 역시 향후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 정상화가 유가와 각종 원자재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공급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리오프닝이 수출 반등에는 호재가 될 수 있지만, 물가에 있어서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누적된 국제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식품·서비스 등 수요 품목의 가격 불안 요인도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주요 품목의 가격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중앙 공공요금의 안정적 관리, 할당관세 추가·연장 검토, 분야별 민생지원 방안 강구 등을 통해 물가안정 기조가 안착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달러-원 환율 추이
[연합인포맥스 제공]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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