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중국이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시장 예상보다 낮게 제시하면서 달러-원이 상방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중국의 경기부양 기대가 일부 후퇴해 역외 위안화와 원화가 약세를 보일 수 있는 탓이다.

다만 중국의 경기부양 의지가 분명하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중국이 1996년 목표 발표 이후 신규 고용목표를 최고치로 제시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고용목표 상향조정은 민간경제 활성화 의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역외 위안화와 원화 약세압력이 일부 상쇄될 것으로 분석됐다.

◇ 中 성장률 목표치에 위안화 약세…달러-원도 '출렁'

7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6일 달러-원은 전장보다 4.70원 내린 1,296.9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달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가 일부 완화해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장중 달러-원은 역외 위안화 약세로 낙폭을 되돌리기도 했다.

또 간밤 달러인덱스가 하락했음에도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상승했다. 간밤 역외 달러-위안 상승을 추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중국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시장 예상보다 낮게 제시했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14기 1차 회의 개막식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제시했다. 이는 중국이 그해 성장률 목표를 발표하기 시작한 1994년 이래 가장 낮은 목표치다.

이를 두고 시장은 중국 경제가 대외 불확실성 확대, 국내 수요 부진, 부동산 리스크, 고용불안정 등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성장률이 3.0%로 저조했음에도 올해 목표치를 하향 조정한 것은 중국 지도부가 글로벌 수요 둔화와 지정학 불확실성 등을 의식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 역외 위안화 전망은…원화도 위안화 동향 '주시'

중국의 경제성장을 의심하는 시각이 나타나면 역외 위안화와 함께 원화도 약세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시장참가자는 진단했다.

또 2월 미국 고용과 물가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아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원화 약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은행 한 딜러는 "중국이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낮게 제시한 점이 원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중국의 경제성장 우려가 지속하면 원화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중국의 경기개선 기대가 달러-원 상승세를 일부 제한했다"며 "중국의 경기부양 기대가 낮아진 가운데 2월 미국 고용지표(10일)와 물가지표(14일)가 달러 강세를 뒷받침하면 달러-원이 상승폭을 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대외 갈등이 심화될 수 있는 점도 리스크로 지적됐다. 중국은 이번 전인대 기간 중 시진핑 3연임을 확정하고 대외 강경 기조를 유지했다. 국방 예산도 증액해 미국·대만 등과의 갈등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중국의 경기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중국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보수적으로 발표했으나 경기부양책을 확대해 실제 성장률이 5.2% 이상이 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중국은 재정적자율과 지방정부 특별채권 발행 한도 등을 작년보다 상향 조정해 필요 시 더 강력한 지원책을 도입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또 중국은 인터넷 플랫폼 기업의 소비촉진과 고용안정 효과를 언급하면서 지원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중국이 민간기업 발전과 성장을 더욱 장려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투자은행(IB)은 중국 전인대 발표 직후 기존 성장 전망치를 유지했으나 스위스 IB UBS는 전망치를 4.9%에서 5.4%로 상향 조정했다.

중국이 고용 목표치를 상향조정한 점도 원화에 나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고용이 증가하면 민간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어서다.

은행 다른 딜러는 "중국의 올해 신규고용 목표는 1천200만명"이라며 "1996년 목표 발표 이후 최고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결국 중국이 민간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역외 달러-위안과 달러-원 상승압력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달러-원 추이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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