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자산 부정적 평가 아냐"…외국인, 원화채는 순매수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노요빈 윤은별 기자 = 최근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 강도가 약해지면서 원화 약세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외환시장 수급이 악화할 수 있어서다.

다만 외국인이 원화자산을 부정적으로 판단하고 주식을 매도한 게 아니라는 진단도 제기됐다. 외국인이 원화채권을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9일 달러-원은 전장보다 0.80원 오른 1,322.20원을 기록했다.

달러-원은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달러-원 1개월물 하락을 반영해 하락세를 보였으나, 장중 하락폭을 축소했고 소폭 오른 채 장을 마감했다.

수입업체 결제수요 등이 달러-원 상승을 견인했는데 시장참가자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에 주목했다.

전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 9천721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가 최근 감소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시장은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봤다.

앞서 외국인은 지난 1월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3천401억원을 순매수했다. 글로벌 경기전망이 개선되고 시장이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이 나타났다고 판단한 영향이다.

하지만 2월 들어 미국의 1월 고용·물가·소비지표 등이 공개됐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우려가 확대됐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도 감소했다. 2월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는 4천228억원이다.

이달 들어서도 이 같은 분위기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시장참가자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가 줄어들면 수급이 나빠지고 달러-원이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은행 한 딜러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 자금이 연초 무역수지 적자를 보전해 왔다"며 "하지만 미국의 1월 고용지표가 발표된 이후 외국인의 주식 자금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수급이 나빠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달러-원에 상방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외국인이 주식선물을 매수하고 주식현물을 매도한 거래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원화자산을 부정적으로 판단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은행 다른 딜러는 "전날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주식을 1조원 가까이 순매도한 건 차익실현 거래 때문"이라며 "싼 선물을 매수하고 비싼 현물을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 자체를 안 좋게 보면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도 팔았을 텐데 채권 자금은 변동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주식만 조정 받을 거 같아 주식선물만 매도하고 기다릴 수 있다"며 "그러면 달러-원에 영향을 안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월 외국인은 국내채권 3조4천338억원을 순매도했으나 2월과 3월(9일까지)에는 각각 3조6천310억원, 2조5천315억원을 순매수했다.

은행 또 다른 딜러는 "코스피가 아직 2,400포인트 부근을 지키고 있다"며 "의미 있는 레벨인 2,280을 하향돌파하면 달러-원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달러-원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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