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이 "제2의 리먼 모멘트"는 아니라면서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개입이 필요한 정도의 충분한 시스템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크루그먼은 12일(미국시간) 트위터를 통해 "좋은 소식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은행을 압류했기 때문에 주주들이 정리됐다는 점이다. 안타깝게도 연준이 미보증 예금의 전부는 아니더라도 일부를 지원해야 하는 충분한 시스템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1년 배리 리톨츠가 SVB의 최고경영자(CEO)와 인터뷰한 내용에서 그가 "글로벌 혁신 부문에 전념하는 유일한 은행"이라고 언급하면서 스스로를 그렇게 묘사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SVB가 실제로 스타트업에 대출과 투자, 가이던스 등의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그들이 이를 통해 돈을 번 것은 아니라고 크루그먼은 지적했다. 그는 "대신 이들은 기본적으로 단순히 예금을 끌어모았으며 이것을 장기 증권에 넣어뒀다. 단순한 캐리 트레이드지만 이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했다.

SVB가 '글로벌 혁신에 전념하는 은행'이라고 언급한 것은 마케팅의 일종으로 암호화폐나 스타트업 기업에 SVB가 그들과 같은 종류의 은행이라는 생각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크루그먼은 꼬집었다. 이를 통해 보증되지 않은 대규모 예금을 넣게 했다는 것이다.

크루그먼은 "하지만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근본적인 수준에서 우리는 일종의 사기, 즉 거짓으로 자신을 팔아넘긴 은행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이는 암호화폐를 포함한 사기 마케팅이라는 더 큰 이야기의 일부"라고 말했다.

크루그먼은 하루 전 트윗에서도 SVB의 비즈니스 모델을 비판했다. 다만 제2의 리먼 사태라고 볼 정도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11일 트위터를 통해 SVB의 파산이 "왜 은행 시스템 전체에 대한 전조가 아닌지, 또 또 다른 리먼 모먼트가 아닌지"에 대해서 언급했다.

SVB가 팬데믹 기간 막대한 현금을 예금으로 받았지만 제대로 된 투자를 하지 못하면서 벤처캐피털 생태계에 문제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SVB가 개별 은행에 사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크루그먼은 "이같은 비즈니스 모델에는 2가지 문제가 있다"면서 "첫 번째로 은행은 FDIC가 보증하는 25만달러보다 훨씬 큰 금액의 예금을 예치하면서 전통적인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에 취약하게 만들었다. 두 번째로 그러한 돈을 활용할 수 있는 어떤 전문지식도 실제로 없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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