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도래하는 상업용 부동산이 다음 타깃 될 수도"

실리콘밸리 은행 본사 입구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지난주 미국 은행 실리콘밸리뱅크(SVB)의 파산에 이어 시그니처 은행까지 파산하면서 현재 상황이 더 큰 위기로 번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장기간 저금리 기조를 이어오던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면서 안정적인 기관들을 뒤흔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12일(현지시간) 연준의 저금리 기조 장기화는 많은 금융 혼란을 야기했으며 현재 그 여파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와이즈 멀티전략 어드바이저의 런디 라이트 파트너는 "제로금리에 가까운 금리로 15년 동안 경제를 과도하게 자극한 후 금리를 빠르게 인상하면서, 사회 곳곳에 스트레스를 받을 레버리지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순진하다"고 말했다.

BI는 은행 시스템 외에도 금리 상승으로 인한 압박은 암호화폐 시장의 붕괴로도 나타났다고 전했다.

지난 2021년 3월 연준이 금리 인상을 시작한 이후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주목받던 비트코인은 65% 이상 급락했다. 이러한 자산 가격 압박은 FTX와 실버게이트 은행의 몰락에 기여했으며 고성장 기술주 역시 두 자릿수 하락세를 나타냈다.

BI는 SVB의 사례는 금리 사이클이 바뀔 때 어떤 종류의 부작용에 노출되는지 보여주는 완벽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팬데믹 당시 기술주 가치가 치솟고 정부의 경기 부양책으로 현금이 넘쳐나면서 SVB는 단기간 유입된 막대한 예금을 미 국채와 부동산담보증권 매입에 사용했다.

BI는 "은행은 해야 할 정상적인 일을 했지만, 연준의 첫 금리 인상 이후 금리가 치솟으면서 SVB는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며 "은행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18억 달러의 손실을 감수하고 210억 달러의 채권을 매각했지만, 결국 파산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도이체방크는 규제 당국이 개입하기 전 "이번 사태는 고금리 기조와 수익률곡선 역전, 최근 힘든 시기를 보내는 기술 벤처 캐피탈 업계를 상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우리가 걱정하던 모든 것들이 한 번에 터져 나온 완벽한 폭풍"이라고 전했다.

BI는 머지않아 더 높은 금리로 재융자를 받아야 하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600억 달러가 넘는 만큼 또 다른 걱정거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2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변동금리 상업용 부동산담보증권이 1400억 달러가 넘는다고 전했다.

올해 이미 상업용 부동산에서 상당한 규모의 채무 불이행이 발생한 가운데, 부동산 관련 종목의 주가도 지난 금요일 모두 5% 넘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보스턴 프라퍼티스(NYS:BXP)의 주가는 2009년 이후 최저로, 보나도(NYS:VNO)의 주가는 1996년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BI는 이 모든 악재에도 금융위기 이후 엄격한 은행 규제로 인한 자본 건전성과 SVB 이후 신생 기업에 집중적으로 노출된 은행이 없다는 점에서 더 넓은 피해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예금에 의존하는 기업들은 곧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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