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JP모건체이스가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은행 위기가 일단락됐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경영이 불안한 지역은행에서 대형은행으로의 예금 유출 압력은 지속되고 있어 불안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예금 유출이 지속될 경우 당국의 '예금 전액 보호' 특례 조치가 얼마니 지속될지 우려하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은행 주가도 내림세를 이어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퍼스트리퍼블릭의 예금이 급감한 가장 큰 요인은 은행 파산시 계좌당 25만달러까지 보호해주는 예금보호제도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고액 예금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2일 분석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의 예금보험 대상외 예금 비율은 작년 말 기준 70%에 육박했다. 미국 금융당국은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이 파산했을 때 고객 예금을 전액 보호하는 특례 조치를 취했다. 고객들이 다른 은행에서 급하게 예금을 인출하지 않도록 안심시키기 위한 조치였지만, 퍼스트리퍼블릭에서는 예금 유출이 급증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예금보험기금이 넉넉하다고 말할 수 없다는 점이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처리에 따라 예금보험기금에서 총 225억달러의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JP모건의 퍼스트리퍼블릭 인수에서도 130억달러의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예금보험기금 잔액은 1천282억달러였다. 기금 감소를 메우기 위해 FDIC는 회원사들이 내는 보험료를 대형은행 중심으로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은행 파산이 멈추지 않는다면 예금보험기금도 바닥을 드러낼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전액 보호'가 언제까지나 적용되진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은행권의 전체 예금은 18조달러 규모이며, 보호 대상 예금만 해도 약 10조달러에 달한다. 예금보험기금의 잔액은 보호 대상 예금의 1.3%에도 미치지 못한다.

노무라종합연구소의 기우치 다카히데 이코노미스트는 "은행 파산이 지속되면 기금에서 예금 보호 자금을 충당할 수 없게 된다"며 "퍼스트리퍼블릭에서도 예금보험의 앞날을 불안하게 보는 예금자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1일 미국 증시에서 JP모건의 주가는 2%대 상승세로 장을 마감했다. 반면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팩웨스트 뱅코프 주가는 10% 이상 급락했고 클리블랜드에 본사를 둔 키코프와 트레이크시티의 자이언즈 뱅코프도 각각 4.8%, 3.7% 하락했다. 댈러스의 코메리카는 2.0%, 텍사스 웨스트레이크의 찰스 슈왑은 0.8% 떨어졌다.

니혼게이자이는 지역은행 주가 동향을 반영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S&P 지역은행주 ETF'가 3% 가까이 하락했다며 "금융 불안이 진정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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