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가 보합권을 중심으로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적으로 완화되는 가운데 부채한도 협상에 대한 불안한 시선이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됐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1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33.82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34.360엔보다 0.540엔(0.40%)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9310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1.09830달러보다 0.00520달러(0.47%) 내렸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46.29엔을 기록, 전장 147.54엔보다 1.25엔(0.85%)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1.441보다 0.31% 상승한 101.756을 기록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지속적으로 완화된 것으로 풀이됐다. 전날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선행지수 성격인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예상치를 밑돌면서다.

미국의 4월 생산자물가가 예상보다 덜 올랐다.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계절 조정 기준 전달보다 0.2% 올랐다. 이날 수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0.3% 상승을 밑돌았다. 미국의 생산자 물가는 올해 1월 0.4% 오른 뒤, 2월에 보합, 3월에 0.4% 하락한 후 4월에 0.2% 오르는 등 고르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 노동부는 4월 생산자 물가 하락의 80%는 서비스 물가가 주도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앞서 전날 발표된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지난 2021년 4월 이후 가장 작은 폭으로 오르는 등 완화된 인플레이션 압력을 반영했다, 4월 CPI는 전년 동월보다 4.9%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5.0%도 소폭 하회한 결과다. 전월대비로는 0.4% 올라 월가의 예상에 부합했고 지난 3월 0.1%보다는 상승폭이 확대됐다.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에 대한 불안감은 증폭될 조짐을 보였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발생하면 '경제 및 금융 재앙'이 촉발될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기 때문이다.

옐런 장관은 이날부터 열리는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 니가타에 도착해 기자들과 만나 디폴트 위협만으로도 지난 2011년과 마찬가지로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채한도를 놓고 공화당이 '벼랑 끝 전술'을 선보이는 것은 '우리가 만든 위기'에 해당하는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2011년 8월 신용평가사 S&P 글로벌은 미국 의회가 막판에 부채한도를 상향 조정했음에도 이후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 행보를 마무리한 것으로 평가했다. 시장은 한 술 더 떠서 부채한도 협상 결과 등에 따라 연준이 올해 하반기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는 기대를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연준이 올해 말까지 최소 25bp에서 최대 100bp까지 인하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오는 7월 FOMC에서 금리를 25bp 인하할 확률도 47.2나 반영됐다. 하루 전인 42.0%에서 소폭 높아졌다. 현 수준인 5.00~5.25% 수준에서 동결될 확률은 51.8%에 달했다. 하루 전에는 57.8% 수준이었다. 50bp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1.0% 반영됐다. 하루 전에는 0.2%에 불과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지만 파운드화는 되레 약세를 보였다. 동결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제시되는 등 시장 예상보다 BOE가 비둘기파적인 것으로 풀이되면서다. 파운드화는 0.33% 하락한 1.25842달러에 거래됐다.

BOE는 이날 통화정책위원회(MPC)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연 4.25%에서 4.5%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12번째 금리인상으로 2008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5bp 금리인상은 시장의 예상에도 부합한다. 영국 기준금리 인상폭은 지난 달 50bp에서 25bp로 축소된 후 2회 연속 25bp 인상했다. 4월 금리 인상 결정에는 7명이 찬성했고, 2명의 위원이 4.25% 금리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안전통화이면서 캐리 통화인 일본 엔화는 강세를 보였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면서다.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을 둘러싼 불안감에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행보 종식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9bp 하락한 3.35% 수준에서 호가가 나왔고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채 2년물 수익률도 9bp 내린 3.82% 수준에서 호가가 제시됐다.

이날 공개된 일본은행(BOJ) 금융정책 결정 회의 요악본은 비둘기파적인 것으로 풀이됐다. 위원들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진 데 따라 현재 통화 완화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은행 위원들은 "인내심을 갖고 통화 완화를 지속하면서 긍정적 효과와 부작용을 모두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수익률곡선통제(YCC) 수정 가능성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위원들은 "현재 수익률 곡선 왜곡이 완화되고 있다"며 "관리 방식을 수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둔화 양상이 가속화된 것으로 진단됐다. 4월 소비자 물가 상승세가 2년여 만에 가장 낮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역외 위안화는 전날 종가인 6.9365위안 대비 소폭 상승한 6.94 위안에서 호가가 나왔다.

NAB의 선임 전략가인 로드리고 캐트릴은 "시장은 어떤 경제가 더 빨리 둔화될지 평가하려고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면서 "최신 경제지표를 어떻게 읽어야 할 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CPI는 고무적이었고 달러화에 약세 요인이 되겠지만 중국 CPI는 그곳에서 진행 중인 문제를 상기시켜 준다"고 지적했다.

바클레이즈 전략가인 카도타 신이치로는 "전날 미국의 CPI가 다소 간의안도감을 주었고 연준은 이제 금리 인상을 마무리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는 달러-엔 환율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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