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서울외환시장이 미국의 4월 소매판매 등 경제지표를 주시하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경로를 가늠하는 모습이다.

시장참가자는 소매판매 등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 시장의 연내 금리인하 기대가 되돌려지고 달러-원이 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위험회피 분위기가 이어지면 달러가 강세 폭을 키우고 원화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 소매판매 등 경기지표가 부진하면 연내 금리인하 기대가 지지되고 최근 달러 강세가 주춤할 것으로 전망됐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은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 기간에 달러-원은 15.60원 올랐다.

최근 달러-원을 끌어올린 주요 재료는 위험회피 심리다. 미국 지역은행 우려와 미국 부채한도 협상 교착상태,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이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자극했다.

시장은 미국 4월 소매판매 등 경제지표를 주시하고 있다. 미국 경기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 경로를 가늠할 수 있어서다. 소비자지출은 미국 경제활동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이 중에서 소매판매 비중은 3분의 1에 달한다.

앞서 연준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보다 4.9% 상승해 2년 만에 5% 아래로 떨어졌다. 이에 시장은 연준이 6월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중단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5월 미시간대 기대인플레가 상승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연준이 6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낮췄다. 연준의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도 낮아졌다. 그럼에도 시장은 여전히 연내 금리인하 3차례를 반영하고 있다.

미국 4월 소매판매가 호조를 보이면 시장의 연내 금리인하 기대를 되돌리고 달러가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4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8% 증가해 전월치(-0.6%)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20%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월치는 2.94%다. 근원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4% 증가해 전달치(-0.4%)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한 딜러는 "시장은 연준이 6월과 7월에 금리를 동결하고 연내 3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지만 기대인플레 상승 등으로 이 같은 기대감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인플레와 연준 통화긴축 우려 등이 달러 강세를 일부 지지했다"며 "소매판매가 개선되면 달러-원이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매판매지표가 나쁘면 위험회피 심리에 달러가 강세 폭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은행 다른 딜러는 "최근 달러 강세를 지지한 재료 중 하나는 경기둔화 우려"라며 "소매판매가 예상 외로 크게 부진하면 위험회피 분위기가 짙어지고 달러-원도 상방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소매판매 등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밑돌거나 소폭 부진하면 연내 금리인하 기대를 지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경제 연착륙 기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연준이 경기둔화 등으로 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어서다. 이에 따라 달러 강세가 제한될 것으로 전망됐다.

은행 또 다른 딜러는 "미국 4월 소매판매는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4월 산업생산은 일부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소매판매 등 경기지표가 예상치를 밑돌면 시장의 연내 금리인하 기대가 강해지고 달러-원 상승세도 제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의 4월 소매판매 등 경제지표가 개선되면 달러 강세를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중국 경기개선으로 위험선호 분위기가 짙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달러-원(빨간색)과 달러인덱스(파란색)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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