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중국의 4월 소매판매 등 경기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중국 경제재개로 원화가 강세로 전환할 것이란 기대감이 다소 낮아지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중국 경제재개 효과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 중단 등으로 달러-원이 '상고하저'를 보일 것이란 전망은 유지됐다.

17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6일 달러-원은 전장보다 1.60원 오른 1,338.6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달러-원은 15일(현지시간) 뉴욕장 달러 약세를 반영해 하락했으나, 장중 중국 4월 경기지표를 소화하며 상승세로 전환했다.

최근 중국 경기지표가 저조했는데 전날 발표된 지표도 중국경기 반등강도가 예상보다 약하다는 우려를 낳았다.

이 때문에 중국 경제재개로 달러-원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다소 힘을 잃는 분위기를 보였다.

앞서 한국은행은 2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 경제성장률을 각각 1.1%, 2.0%로 제시했다.

한은은 하반기 이후에 중국 경기와 정보기술(IT) 업황 회복 등으로 우리나라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망의 기본가정 중 하나는 중국의 조기 경제재개로 중국 경제회복이 당초 예상(하반기 이후)보다 빠른 2분기부터 진행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 경기지표는 시장 전망보다 부진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과 경기 전망이 어두워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됐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이며 대중(對中) 최대 수출품목은 반도체다.

올해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증감률은 1월 마이너스(-) 31.1%, 2월 -24.2%, 3월 -33.4%, 4월 -26.5%다.

같은 기간 대중 반도체 수출증감률은 -46.2%, -39.7%, -47.1%, -31.8%다.

은행 한 딜러는 "우리나라 경기가 '상저하고', 달러-원이 '상고하저'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유는 중국의 경기회복세"라며 "하지만 시장 예상보다 중국 경기반등 강도가 약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중국 경기지표 부진은 달러-원에 상방압력을 가할 수 있다"며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중국 경제재개로 달러-원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올해 하반기부터 중국 경제재개 효과 등으로 달러-원이 하방압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는 유지됐다.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 중단 등도 달러-원 하락을 지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경기지표가 예상보다 나쁘다"며 "그럼에도 하반기부터 원화가 강세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부터 대(對) 중국과 반도체 수출 개선에 힘입어 무역수지 흑자전환이 예상되기 때문"이라며 "연준의 금리인상 중단에 따른 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 확대 위험도 해소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 반도체 업황 개선 시 외국인의 국내주식 순매수도 확대될 수 있다"며 "다소 불투명해졌으나 올해 9월 말로 예상되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등도 원화 강세 전환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전날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2023년 세계경제 전망'에서 "달러-원은 '상고하저' 경로를 따를 가능성이 있다"며 "글로벌 은행권 불안 완화에 따른 위험회피 감소, 중국경제 회복, 연준의 금리인상 종결 등으로 달러-원이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러-원(파란색)과 역외 달러-위안(빨간색)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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