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부채한도를 둘러싼 미 정치권의 교착으로 앞으로 몇 주 안에 미국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디폴트가 발생하면 글로벌 금융 시스템은 미지의 영역에 들어가게 되고 이로 인해 주가는 폭락하고, 뱅크런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미국의 디폴트가 달러화에 엄청난 타격을 줄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갈린다고 닛케이 아시아가 17일 보도했다. 투자금이 안전 자산으로 몰리면서 달러화의 안전피난처 지위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모넥스의 후안 페레즈 트레이딩 디렉터는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매우 본질적인 차원에서 이는 글로벌 안정성과 미국의 달러 지배력에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페레즈는 지금 시장이 미국의 디폴트를 예상하지 않고 있지만 미국 경제의 '브렉시트 모먼트'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디폴트에 빠지면 중국과 러시아 등은 환영할 것으로 보인다. 두 국가가 달러화에 의존하고 있는 글로벌 금융시스템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고자 '탈(脫)달러'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새벽 백악관과 미 의회는 두 번째 부채한도 협상을 가졌지만,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이미 이르면 6월 1일 미국 재무부의 현금이 바닥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경고해왔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의장은 이날 회동 후 "이번 주말까지 협상을 타결하는 게 가능하다"며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예정대로 17일(미국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후 예정된 파푸아뉴기니와 호주 방문 일정은 취소했다.

지난 2011년에도 미국은 부채한도 증액을 놓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으면서 디폴트 우려가 제기됐었다. 협상 시한을 앞두고 막판에 합의를 타결했지만,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사상 처음으로 강등됐다. 그해 3분기에 주가지수는 15%나 떨어졌다.

그러나 시장의 예상과 달리 달러화 가치는 상승했다.

클래리티 FX의 아마짓 사호타 이사는 "미국에 나쁜 소식이 미국 달러화에 나쁜 소식이라는 것이 상식적인 접근이겠지만 이런 모습은 아니었다"면서 "위험자산에서 이탈이 나타났고 달러화는 여기서 이익을 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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