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시장 참가자들은 글로벌 주요 중앙은행이 올해 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해왔지만 끈질긴 인플레이션과 빡빡한 노동시장, 양호한 세계 경제 등으로 인해 경제 전문가들이 향후 전망을 재평가하고 있다고 CNBC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작년 6월 9%대로 고점을 찍은 후 둔화돼 올해 4월 4.9%를 기록했으나 여전히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목표치인 2%를 훌쩍 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기자회견에서 6월에 금리 인상이 중단될 가능성을 암시했다. 하지만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위원들은 여전히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7% 상승해 월가 예상치인 4.6% 상승을 웃돌았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연준이 완고한 물가 상승에 대응해기 위해 더욱 공격적인 긴축을 실시해야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플러리미그룹의 패트릭 암스트롱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파월 의장이 금리를 인하하면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큰 폭으로 인하할 것"이라면서도 "그가 가만히 있을 확률이 50% 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암스트롱 CIO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상당히 강하고 고용 상황과 소비도 상당히 견조하다"며 "부채위기가 발생하지 않는 한 연준이 유동성을 주입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기준금리 인상폭을 25bp로 줄인 유럽중앙은행(ECB)도 비슷한 딜레마에 직면해있다. 근원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면서 ECB의 향후 인상 속도를 둘러싼 논쟁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요아힘 나겔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는 유로존 경제가 침체에 빠지더라도 몇차례 더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 분데스방크 이사인 안드레아스 돔브렛은 "물가가 끈질기게 오르고 있고, 우리가 바라는 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쉬운 상황이 아니다"며 "ECB가 추가 금리 인상에 열린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국중앙은행(BOE)은 미국과 유럽중앙은행보다 더욱 어려운 문제에 직면해 있다.

CPI 상승률은 3월 10.1%에서 4월 8.7%로 둔화됐지만 시장 예상치인 8.4%를 크게 웃돌았다.

예상보다 물가 상승 압력이 큰 것으로 나타나자 시장 참가자들은 BOE가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산제이 라자 영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공급망 충격과 여전히 고정되지 않고 있는 인플레이션 기대, 할인행사 감소 등으로 인해 물가가 예상만큼 빨리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라자 이코노미스트는 느린 물가 둔화와 강한 임금 상승세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영국의 최종 기준금리 전망치를 5.25%로 높인다고 말했다.

현재 영국의 기준금리는 4.5%로, 시장은 BOE가 내달 회의에서 금리를 4.75%로 추가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CNBC는 "주요 중앙은행들이 곧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인하 전망은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jhm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0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