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환율,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
출처: 연합인포맥스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달러-엔 환율 상승세가 다시 가팔라지면서 150엔을 재돌파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작년 10월과는 다소 상황이 다르다며 달러-엔 150엔 돌파가 쉽지 않다고 30일 분석했다.

이달 중순만 해도 130엔대 초중반에서 움직이던 달러-엔은 월말 상승세가 강해져 29일 한때 140.913엔을 기록했다. 작년 11월 23일 이후 최고치다. 달러-엔이 오르면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하락한다.

끈질긴 물가 상승에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부상하면서 달러-엔 상승에 재시동이 걸렸다.

일본 금융당국은 이를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은행(BOJ)과 재무성(MOF), 금융청(FSA)은 30일 오후 5시 30분에 회동해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회동 후 기자회견에서 "환율 움직임을 주시 중이며 필요하다면 적절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달러-엔 환율이 단숨에 140엔대까지 오르자 일각에서는 32년 만에 150엔대를 돌파했던 작년 가을과 같은 엔화 약세가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니혼게이자이는 달러-엔 140엔 상승은 예상 범위 내의 움직임이라고 판단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해 많은 시장 참여자들은 이전부터 달러-엔 140엔대를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로 봐왔다는 것이다.

문제는 향후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작년 가을 시장 환경과 비교하면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며, 미국 장기금리(10년물 국채 금리) 수준이 바로 그 차이점이라고 지적했다.

작년 달러-엔 환율은 미국 장기금리 상승에 연동해 올랐다. 일본은행이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으로 일본 장기금리를 누르고 있기 때문에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장기금리 움직임을 주로 주시했다.

달러-엔이 150엔을 돌파한 작년 10월 말 미국 장기금리는 4.2% 수준이었다. 따라서 달러-엔이 150엔대에 도달하려면 미국 장기금리가 4%를 넘어야 한다는 이미지가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 있다는 것이다.

이후 연준의 금리 인상이 중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미국 장기금리는 4%를 하회했고 달러-엔 환율도 하락했다.

30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6923%를 기록해 여전히 3%대 후반에 머물고 있다.

마켓 리스크 어드바이저리는 "(미국 10년물 금리가) 4%를 넘지 않으면 다시 150엔대를 목표로 하는 시장 분위기는 조성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르면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장기금리가 큰 상승 압력을 받지 않는 것은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깔려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는 1년 전부터 경기침체 신호로 여겨지는 수익률곡선 역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이후 미국 경기침체를 경계한다면 본격적으로 엔화 매도·달러 매수에 나서기는 부담스럽다.

아울러 일본 무역적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 일본 방문객의 소비가 늘고 있다는 점도 엔화 매도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니혼게이자이는 "작년 가을 대비 시장환경 변화를 고려하면 이대로 150엔대를 향해 엔화 약세(달러-엔 상승)가 가속화하는 전개를 예상하기 어렵다"며 "금융불안과 대출 억제, 부채한도 문제에 따른 지출 제한 등으로 미국 경기 불안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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