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약세로 돌아섰다.미국 부채한도 협상 사실상 타결에 따른 안도감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동결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혼재하면서다. 일본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을 강화한 데 따른 파장도 이어졌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39.13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39.340엔보다 0.210엔(0.15%)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7060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1.06682달러보다 0.00378달러(0.35%)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48.98엔을 기록, 전장 148.90엔보다 0.08엔(0.05%)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4.244보다 0.22% 하락한 104.015를 기록했다.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이 사실상 타결된 데 따른 안도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가 상당 부분 완화됐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 의장(공화당)이 담판 지은 미국 연방정부 부채한도 합의안이 공화당 다수인 미 하원의 전체 회의를 통과하면서다, 미국 하원은 전날 본회의에서 합의안을 찬성 314표 대 반대 117표로 가결했다. 하원에서 야당인 공화당 의석(222석)이 민주당(213석)보다 많은 가운데, 추가 지출 삭감을 요구하는 강경파의 반대(71표)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에서 3분의 2가량인 149명이 법안을 지지했다. 민주당에서도 찬성(165표)이 반대(46표)를 앞서는 등, 양당 모두에서 찬성이 많은 초당적 지지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인 행보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완화됐다. 고위 관계자들이 경계감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동결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어서다.

필립 제퍼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겸 연준 부의장 지명자는 다음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중단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점을 시사하면서도 "다가오는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일정하게 유지하기로 하는 결정이 이번 사이클에서 최고 금리(peak rate)에 도달했다는 의미로 해석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6월에 금리인상을 건너뛰는(스킵하는) 것을 원한다면서도 이를 일시중단으로 해석하면 안된다고 경고했다. 일시중단은 연준이 한동안 금리를 안정적으로 동결한 채 유지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게 하커 총재의 설명이다.

미국 경제지표는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5월 민간 부문 고용은 월가 예상치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5월 민간 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27만8천명 증가했다.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18만 명 증가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에 앞서 전날 발표된 지난 4월 미국 민간기업들의 구인 건수는 1천10만건을 기록했다. 고용시장의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오는 2일 발표되는 미국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에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까지 호조를 보일 경우 연준의 긴축 기조가 다시 거세질 수도 있어서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긴축적인 통화정책 행보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인플레이션 지표만 보면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강화할 명분이 약해졌지만 통화 정책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ECB가 강경한 기류를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5월 유로존 CPI 예비치는 전년대비 6.1% 상승했다. 이는 직전월 7.0%보다 낮아졌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6.4%보다 낮은 수준이다. 전월대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폭은 같은 수준(0.0%)을 유지했다.

이날 공개된 ECB의 통화 정책회의 의사록은 당초 전망보다 매파적인 것으로 풀이됐다. ECB가 발표한 지난 5월 3~4일 통화 정책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애초 많은(A number of) 위원들이 인플레이션 전망에 드리워진 위험을 고려해 주요 정책금리를 50bp 인상하는 것을 선호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너무 적게 긴축하는 위험이 너무 많이 긴축하는 위험보다 더 크다고 판단했으며 금융시장의 혼란도 단기적이며 추가 긴축에 의미 있는 충격을 주지 않았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일본 엔화의 강세 흐름은 지속됐다. 일본 외환 당국이 최근의 달러-엔 환율 상승세(엔화 약세)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다. 일본 외환당국인 재무성과 일본은행, 금융청은 전날 국제 금융자본 시장과 관련한 정보교환 회의를개최했다. 간다 마사토 재무성 재무관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환율 움직임을 주시 중이며 필요하다면 적절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은 당국이 급속한 엔화 약세(달러-엔 환율 상승)를 견제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역외 달러-위안 환율 상승세 또는 위안화 약세는 제한됐다. 중국의 5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9로 시장 예상치 49.5를 웃돌면서다. 이 지수는 지난 4월 49.5를 기록해 석 달 만에 50선 아래로 떨어졌지만, 이번에 재차 50선 위로 올라섰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CBA의 전략가인 캐롤 콩은 비록 우리의 기본 전제는 FOMC가 현재의 긴축 사이클을 이미 마무리했다는 것이지만 "최근 미국 경제 지표는 단기적인 관점에서 추가 금리 인상에 우호적이다"고 진단했다.

OCBC 전략가인 크리스토퍼 웡은 "위안화의 역캐리를 고려한 상승여력,중국 경제 재개 모멘텀의 퇴조, 자금 해외 유출이 달러-위안 환율의 저항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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