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한국의 성장률을 둘러싸고 암울한 전망이 이어짐에 따라 올해 원화 가치가 이미 달러화에 대해 크게 떨어졌지만, 원화 약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캐피털이코노믹스(CE)가 전망했다.

CE의 브래들리 손더스 이코노미스트는 8일(미국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재 달러당 1,300원 수준인 환율이 연말에는 달러당 1,400원까지 오르며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원화 약세를 전망하는 이유를 3가지로 제시했다.

올해 남은 기간 한국 경제가 부진한 모습을 지속할 것이라는 게 첫번째 이유다. 실질 임금 하락과 높은 부채 상환 비용으로 소비지출이 계속 억제될 것이며 투자는 약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해외로의 자본 유출이 촉발돼 원화는 약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두번째는 금리 격차가 원화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5%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한국은행(1.4%)이나 시장 예상치(1.2%)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성장률 약화가 예상됨에 따라 CE는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금리 전망을 더 비둘기파적으로 평가했다. 한은이 8월에 첫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본 것이다.

만약 CE의 예상대로라면 한은은 아시아 주요국 중앙은행은 물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훨씬 빨리 금리를 인하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 등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가 확대되면서 원화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CE는 말했다.

세번째는 대외 부문의 전망도 암울하다는 점이다.

가장 최근에 나온 구매관리자지수(PMI)에 따르면 한국의 신규 수출 주문 지수는 위축 국면을 지속했다. 또한 무역적자가 최근 줄어들기는 했지만, 이는 에너지 가격 하락과 내수 부진으로 수입이 감소한 때문이지 수출이 반등했기 때문은 아니라고 CE는 말했다.

올해 말 선진국 성장률이 둔화하고 중국의 리오프닝 회복세 역시 둔화하고 있어 한국의 수출에 역풍으로 작용할 것이며 이는 원화에도 마찬가지라고 손더스는 지적했다.

그는 다만 원화가 이미 최근 몇 년과 비교했을 때도 약세를 보여 큰 폭으로 더 절하될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밸류에이션 모델에 따르면 이미 심각한 저평가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손더스는 그럼에도 "국내적으로나 국외적으로 성장률이 둔화하면서 경제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여 원화는 약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결론"이라면서 모든 여타 아시아 통화에 비해 저조한 성과를 예상했다.

달러-원 환율 추이
[출처: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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