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윤영숙 특파원 = 유가가 연초 이후 하락세를 보이면서 관련주도 고전하고 있다.

뉴멕시코 지역에 있는 가스 시추용 리그
[연합뉴스 자료사진]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4대 석유 채굴회사의 주가는 올해 평균 32% 하락했다. 같은 기간 S&P500 에너지 지수는 8.2% 떨어지고, S&P 500지수는 15% 상승한 것과 비교된다.

채굴회사 주식의 하락은 경기 둔화로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한다.

원유시추업체 베이커휴스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가동 중인 원유 및 천연가스 채굴장비(Rig·리그) 수는 올해 들어 11% 줄어든 695개에 그친다. 리그는 통상 업계의 호황과 불황을 사전 가늠해주는 잣대로 활용된다.

에버코어 ISI의 제임스 웨스트 애널리스트는 "일부 투자자들은 이는 업황 침체 사이클의 초기 단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0달러 근방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당시 기록한 120달러에 비해서는 크게 낮아진 상태다. 러시아의 원유가 서방의 제재에도 계속 시장에 나오면서 유가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도 지난해 12월 이후 38%가량 하락했다. 이례적으로 따뜻한 날씨가 난방 수요를 크게 줄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원유와 가스 가격의 하락은 에너지 기업들의 수익에 타격을 주며, 이는 곧바로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지난해 S&P500 지수 내 11개 섹터 중에서 59% 오르며 유일한 승자였던 원유·가스 기업들의 주가도 올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헬머리치 앤드 페인(NYS:HP)의 주가는 올해 들어 29% 하락했고, 네이보스 인더스트리스(NYS:NBR)의 주가는 올해 들어 36% 떨어졌다. 패터슨 UTI 에너지(NAS:PTEN)와 프리시전 드릴링(NYS:PDS)의 주가는 각각 26%, 38% 하락했다.

일부 채굴업체들은 주가 움직임이 과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동 중단된 리그의 상당수가 가스 시추에 집중됐으며, 이는 전체 사업에 20%를 차지하는 데 그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다른 리그는 소형 민간 업체들이 계약한 것으로 상대적으로 노후되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이라며 이들은 자사의 주요 고객층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패터슨-UTI의 앤디 헨드릭스 최고경영자(CEO)는 "주가와 현장에서 일어나는 상황이 단절됐다"라며 "올해 리그수가 132개에서 126개로 줄었지만, 주가는 마치 70개로 떨어진 것처럼 매도세에 시달렸다"라고 설명했다.

팩트셋 분석가들에 따르면 4대 석유채굴업체의 1분기 총매출은 27억달러를 웃돌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증가했다. 앞으로 몇분기 동안에도 이 같은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가가 회복되지 않으면 리그 수익이 타격을 받을 수 있고, 이는 주가 흐름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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