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올해 들어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 주택거래량·입주 물량 증가 등으로 최근 4개월 연속 주택담보대출이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잠재된 대출 수요를 끌어오기 위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카드를 속속 꺼내고 있다.

다만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이 주담대 증가의 견인으로 사상 최대 수준을 경신한 상황에서, 주담대 만기 확대 조치는 이같은 추세에 불을 붙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이달 5일 5대 은행 중 처음으로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인 '채움고정금리모기지론(50년 혼합형)'을 출시했다.

최초 5년간은 고정금리를 적용하고 나머지 기간은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상품이다.

이어 하나은행도 7일부터 하나원큐아파트론, 하나혼합금리모기지론 등의 만기를 최장 40년에서 50년으로 확대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부터 'KB주택담보대출' 상품의 만기를 50년으로 늘렸다.

50년 만기 주담대는 올해 초에 Sh수협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선보이면서 모습을 드러내게 됐고, 지방은행 중에서는 DGB대구은행이 지난달 30일부터 주담대 최장 만기를 50년으로 늘린 바 있다.

이에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등 주요 은행들도 주담대 만기 확대를 검토하고 있으며 조만간 추세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50년 만기 주담대는 기존에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금융상품 위주로만 공급되어 왔다.

다만 올해 들어 주담대 규제 완화 등의 영향으로 주택 거래량이 연초부터 늘어나는 등 주택시장 분위기에 훈풍이 불면서 주담대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주담대 잔액은 주택구입 관련 자금 수요 확대 등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7조원 확대되면서, 최근 4개월 연속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증가폭은 지난 2020년 2월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대였고, 이로 인해 가계대출이 잔액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 은행은 늘어난 대출 수요를 더욱 끌어오기 위해 전략적으로 주담대 최장 만기를 50년까지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만기가 길어지면 차주가 매달 내야 하는 원리금이 줄어들면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따른 대출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한다.

은행 입장에서는 우량 대출자산인 주담대 잔액을 전략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작년부터 꾸준히 이어진 가계대출 역성장 상황을 뒤집고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토대도 마련할 수 있다.

차주에게도 통상 주담대를 만기까지 갚기보다는 중도상환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관점을 보면 현재의 원리금을 낮추고, DSR 규제를 일부 우회할 수 있어 기회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는 주담대 공급을 더 활발하게 해 주담대 규모 자체가 확대되는 데 주요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초 수협은행에서 은행권 최초로 50년 만기 주담대가 나온 이후 시중은행들이 출시를 검토해오다가 이달 속속 선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규제 완화 등으로 주담대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는 시점이어서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차원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금융부 손지현 기자)

5대 시중은행 로고
5대 시중은행 본점의 로고, 위에서부터 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촬영 이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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