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최근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둔화함에 따라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 얼마나 역할을 했는지를 놓고 논쟁이 촉발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미국시간) 보도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이같은 논쟁의 해답은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어디로 향하는지 단서를 제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을 보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2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려놓고도 추가 금리 인상 여지를 열어뒀기 때문이다.

만약 높아진 금리가 인플레이션이 진전을 보이는 데 큰 역할을 하지 않았다면, 이는 중앙은행이 고통스러운 침체가 시작되기 전에 금리를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한다. 수요가 조금 증가하는 것만으로 물가가 오른 것이라면 수요가 소폭 감소하는 것만으로도 물가는 크게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이 왜 둔화했는지와 관련해서 전문가들의 의견은 두 쪽으로 갈린다.

한쪽은 인플레이션이 대부분 공급 충격에 의해 발생했으며 이것이 저절로 사라지고 있다고 보는 쪽이다. 지난 1940년대 후반 전쟁 이후 인플레이션이 급등했다가 저절로 사라진 것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공급 충격이 파급 효과를 미쳐 마치 더 광범위하고 끈질긴 물가 상승세가 나오고 있다는 환상을 심어줬다고 이들은 분석한다.

일례로 자동차 시장을 보면 2년 전만 해도 판매자들은 대기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었고 이로 인해 자동차 가격은 크게 올랐다. 이는 이후 자동차 수리비와 보험료의 상승으로 확대됐다.

팬데믹 당시 가구가 늘어나면서 주택 가격과 임대료가 올라간 것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들은 최근 인플레이션이 하락한 것이 금리 인상 때문이 아니라 일시적인 공급망 불안이 원인이었다고 지적했다.

싱크탱크인 그라운드워크 콜라보러티브의 린제이 오웬스 이사는 "과거의 가정에 많은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경제학자가 포함된 다른 쪽은 이같은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들은 통화정책이 제품과 서비스 수요를 억제했으며 공급망 압박을 완화하고 물가 압박을 둔화시켰다고 주장하는 쪽이다.

금리는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앙은행 정책입안자들이 침체 위험을 무릅쓰고 인플레이션을 낮출 것이라는 기대는 물가 기대치에 영향을 미치고 임금을 결정하는 이들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시타델의 안젤 우비드 헤드는 "인플레이션은 정확히 연준이 추가적인 과잉 수요 증가를 억제했기 때문이며, 이들은 인플레이션 기대를 고정시켰다"고 말했다.

하버드대의 캐런 다이넌 이코노미스트는 연준 금리 인상이 없었다면 물가는 지금보다 높았을 것이며 계속 오르고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알리안츠는 지난 2022년 2분기 이후 미국의 물가 상승률에 영향을 미친 몇 가지 요인을 점검했다. 알리안츠는 보고서에서 소비 증가와 견조한 고용시장, 정부 지출이 물가를 4%포인트 높였고, 공급망 불안이 완화해 물가가 5%포인트 낮아졌으며 연준의 조치가 추가로 5% 포인트 물가를 내렸다고 분석했다.

물가가 순 6%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연준이 아니었다면 물가는 1%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발언에서 금리 인상이 "예상한 대로 효과를 내고 있으며 앞으로 대부분 노동집약적 서비스 물가를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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