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기준 136억 규모 RSU 부여, 10년 뒤 귀속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 상반기 국내 주요기업 총수(오너일가)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지주 등 7개 계열사에서 총 112억5천400만원을 수령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진짜 1위'가 따로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주인공은 바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다. 한화솔루션 등 3개 사에서 46억원가량을 지급받은 그가 '실질적 1위'로 거론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16일 각 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올 상반기 보수로 ▲한화솔루션에서 15억4천200만원 ▲㈜한화에서 15억3천100만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15억2천900만원을 각각 수령했다.

세 곳 모두 김 부회장이 각자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계열사다. 모두 합해 46억200만원으로 신동빈 회장뿐 아니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68억원), 구광모 LG그룹 회장(59억9천500만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56억원) 등에 미치지 못한다.

부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54억100만원을 받아 김 부회장보다 수령액이 많다.

하지만 이는 현금 지급분만 합산한 금액으로 연초 부여받은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RSU)'은 포함되지 않았다. RSU를 현재 시세로 계산해 더할 경우 김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을 제치고 재계 오너일가 중 '1위'에 오르게 된다.

RSU(Restricted Stock Units)란 미국 정보통신(IT) 기업을 중심으로 확산한 일종의 장기 인센티브 제도다. 지난해 성과를 고려해 임직원들에게 무상으로 주식(자사주)을 부여하되 일정 재직기간과 조건 등을 충족해야 실제 귀속되도록 제한을 둔 보상체계다.

최근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의 대체제로 주목받고 있다. '주식을 매입할 권리'를 주는 스톡옵션과 달리 실제 주식을 지급해 동기부여 효과가 크다는 특징이 있다. 부여 시점엔 마음대로 양도할 수 없고 일정 시간이 흐른 뒤부터 가능해 인재 유출을 막는 역할도 한다.

RSU는 아직 국내에서 통용되지 않지만, 한화그룹이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2020년 2월 국내 주요 그룹 최초로 도입해 임원급 이상에 지급하고 있다.

[출처:각 사]



김 부회장은 현금 보수를 받은 계열사 모두에서 RSU도 지급받았다. ▲한화솔루션 4만8천101주 ▲㈜한화 16만6천4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6만5천2주다. 이들 세 곳의 주가는 14일 종가 기준 ▲3만6천850원 ▲2만7천원 ▲11만3천700원이다.

주가를 반영해 RSU 규모를 계산하면 ▲한화솔루션 18억원 ▲㈜한화 45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74억원 등 모두 합해 136억원으로 산출된다. 여기에 현금 지급분 46억원까지 더하면 올 상반기 보수총액이 182억4천700만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신동빈 회장의 113억원을 70억원가량이나 앞선다.

물론 김 부회장이 올 초 지급받은 RSU에 대해 실질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시점은 10년 뒤인 2033년부터다. 그때가 돼봐야 실제 지급액이 확정된다는 의미다. 그 사이 주가가 오르면 규모가 더 커지고 반대의 경우는 작아지게 된다.

지난해부터는 두산그룹도 RSU 활용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박정원 회장 역시 지난 3월 ㈜두산으로부터 RSU를 부여받았다. 3만2천266주로 3년 뒤인 2026년 2월 말 이후 매매 등 권리 행사가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이때 최종 지급액이 확정된다.

현재 주가(14일 종가)로 계산해보면 약 35억원 규모다. 현금 지급분 68억원과 합하면 올 상반기 보수총액이 103억원가량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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