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으로 새로운 숙제 생겨, 6개월 내 해소해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DB Inc.(DB아이엔씨)의 DB메탈 합병 여부는 오는 12월 말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하지만 주주 승인을 받아 합병법인이 출범하더라도 상호·순환출자 해소라는 '후속 작업'이 남는다. 새로운 숙제가 생겼다는 의미다. 사실상 합병 관련 작업 일체가 모두 끝나는데 길면 1년 가까이 걸릴 전망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DB아이엔씨는 오는 12월27일 임시 주총을 개최하고 DB메탈 흡수합병을 승인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해당 안은 특별 결의사항으로 주총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총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사실상 무리 없는 통과가 예상된다. 대주주 지분율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6월 말 기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43.82%다. 자기주식(5.04%)을 제외한 의결권 행사 기준으로 계산하면 46.14% 수준이다. 소액주주(지분 1% 미만) 의결권(37.45%)을 뛰어넘는 것은 물론, 전체의 절반에 육박한다.

전례를 살펴볼 때 DB아이엔씨는 주총 출석률이 높은 편이 아니다. 올 3월 주총의 경우 47.58%, 작년 3월은 47.88%에 그쳤다. 사실상 대주주 외 소액주주의 참여가 거의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만약 이번 임시 주총도 출석률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 대주주 의결권만으로 찬성 결의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 경우 내년 2월 1일을 기점으로 양 사 합병이 성사된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2월 20일이다.

물론 합병계약이 깨질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합병에 반대하는 양사 주주들은 회사 측에 의견을 전달하고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매수가액의 합계가 600억원을 초과할 경우 각 사는 이사회 결의로 합병 진행 여부를 재고하게 된다. 매수 예정가는 DB아이엔씨 2천65원, DB메탈 631원이다.

또 합병 계약상 허위사실이 존재하거나 기타 확약 사항의 위반 등으로 중대한 부정적 영향이 발생한 경우, 정부 승인이 거부된 경우 등도 계약 해지 사유가 된다. 다만 현실화 가능성은 사실상 높지 않다.

DB그룹은 합병 이후 새로운 숙제를 안게 된다. 합병 신주 발행으로 계열사 간 출자구조가 복잡해지며 상호·순환출자가 생길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DB메탈 주주인 DB하이텍이 DB아이엔씨 신주를 받아 양측(DB아이엔씨-DB하이텍)이 상호 출자하는 구조가 된다.

순환출자 고리는 'DB아이엔씨→DB하이텍→동부철구→DB아이엔씨' 형태로 연결된다. DB하이텍 자회사인 동부철구 영향이다.

공정거래법상 합병으로 상호·순환출자가 발생할 경우 회사는 주식 취득일로부터 6개월 내 이를 해소해야 한다. 늦어도 내년 8월 전엔 끊어내야 한다는 의미다. 지금으로부터 최장 1년의 시간이 주어졌다고 볼 수 있다.

DB그룹은 이미 해결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다만 이제 시작 단계로 아직 구체적인 방안을 결정짓진 못했다.

DB아이엔씨 측은 "이번 합병을 통해 안정성과 수익성뿐만 아니라 성장성을 함께 갖춘 1조원대 규모의 회사로 일시에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됐다"며 "영업과 생산, 구매, 투자, 자금조달, 기획·관리 등 여러 측면에서 시너지와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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