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재단 예정액 대비 미달, MBS 일부 미매각도…인천도시 강세와 대조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공사채 발행 시장 내 수급 부담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주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주택저당증권(MBS)이 일부 미매각된 데 이어 한국장학재단 또한 채권 입찰에서 발행예정액을 밑도는 수요를 확인했다. 만기와 절대금리 등에 따라 투자 심리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21일 연합인포맥스 '채권경매일정 및 결과'(화면번호 4420)와 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한국장학재단은 1천억 원 안팎의 채권 발행을 위한 입찰에 나섰으나 700억 원의 수요를 모으는 데 그쳤다. 만기는 2년 단일물이다.

한국장학재단은 입찰 결과를 반영해 400억 원 조달을 확정했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동일 만기의 정부보증채 민평보다 2bp 높은 수준이다.

한국장학재단의 경우 정부보증채 스프레드가 낮아진 터라 금리 부담이 드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인포맥스 '발행사 만기별 Credit Spread'(화면번호 4788)에 따르면 전일 정부보증채 2년물 금리는 3.873%로, 동일 만기 국고채 대비 14.8bp 높은 수준이다. 'AAA' 공사/공단채 2년물 민평이 국고 대비 28.2bp 높다는 점에서 정부보증채의 금리 이점이 희미한 상황이다.

오는 24일 한국은행 금통위를 앞두고 단기물 수요가 주춤해진 점 또한 영향을 미쳤다. 기준금리 향방 등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단기물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장학재단의 경우 정부보증채 스프레드가 낮은 데다 상대적으로 절대금리 또한 낮은 2년물을 택했다"며 "더욱이 3년 이하 채권의 경우 기준금리에 예민한 구간인데 금통위를 앞둔 시점이었다는 점에서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았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공사채 시장은 만기와 절대금리 등에 따른 수급 향방에 따라 성패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 18일 한국주택금융공사는 MBS 입찰에서 일부 미매각을 겪기도 했다.

당시 900억 원을 발행키로 한 2년물에는 200억 원이, 1천800억 원을 찍는 10년물에는 1천400억 원의 주문만이 들어왔다.

다만 5년(2천300억 원)과 20년(1천억 원)은 각각 2천900억원, 1천200억 원의 수요를 확인해 완판에 성공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은행 의무 매입 부담이 늘어나면서 이들이 일반 MBS를 매입하는 속도는 둔화하고 있다"며 "만기 5년 이상 MBS의 경우 의무 매입분으로 인정해주지만 2년물은 포함되지 않는 점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안전자산 선호 현상 속에서도 투자자의 필요에 따라 수급이 뒤얽힌 양상이다.

일례로 지난주 공사채 입찰에서 강세를 보인 곳 또한 만기가 길거나 절대금리 메리트가 부각된 곳이었다.

지난 17일 'AAA' 한국토지주택공사·부산교통공사, 'AA+' 인천도시공사 채권 입찰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졌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5년물 입찰에서 3천억 원의 수요를 모아 1천200억 원 발행을 확정했다.

스프레드는 'AAA' 특수채 민평 대비 5bp 낮게 형성됐다. 비교적 기준금리 민감도가 낮은 3년 이상 만기물을 택해 강세를 이어갔다.

인천도시공사도 언더 발행에 성공했다. 3년물 입찰로 발행 스프레드를 동일 만기 민평 대비 7bp 낮은 수준으로 결정했다.

발행액은 700억 원으로, 입찰에는 3천500억 원의 수요가 몰렸다.

인천도시공사의 경우 'AA+' 공사/공단 중에서도 비교적 높은 금리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 등이 투자 매력을 높였다.

반면 부산교통공사는 민평보다 높은 스프레드를 보였다. 2년물 입찰에서 900억 원의 주문을 모아 300억 원 발행을 확정했다.

발행금리는 4.16%로, 입찰 전일 기준 동일 만기 민평(4.114%) 대비 4.6bp 높은 수준이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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