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등 언더 조달 지속, 장학재단은 민평 수준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국내 공사채 시장이 활황세다. 최근 시장금리 상승세가 다소 주춤해진 틈을 겨냥해 다수의 공기업이 대거 채권 발행에 나섰다.

10일 연합인포맥스 '채권경매일정 및 결과(화면번호 4420)'와 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한국장학재단과 한국가스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이 채권 발행을 위한 입찰에 나섰다. 모두 발행액 이상의 수요를 확보하면서 무난히 조달을 마쳤다.

정부보증채인 한국장학재단의 경우 3년물 입찰에서 1천400억 원의 주문을 모아 800억 원 발행을 확정했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동일 만기의 정부보증채 민평 수준으로 결정됐다. 정부보증채 민평금리 축소세가 지속되면서 차츰 스프레드 부담이 드러나는 모습이다.

한국가스공사와 LH는 강세 발행을 이어갔다. 이들은 지난달부터 민평보다 낮은 금리로 채권을 찍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이날 2년과 5년물 입찰에서 각각 3천700억 원, 2천800억 원의 주문을 모았다.

이에 한국가스공사는 2년물과 5년물을 각각 2천억 원, 1천400억 원 찍기로 했다. 스프레드는 2년과 5년물 각각 동일 만기 민평 대비 2bp, 3bp 낮은 수준이다.

LH 또한 5년물 2천억 원 발행에 3천억 원의 주문을 확보했다. 스프레드는 동일 만기의 'AAA' 특수채 민평 대비 2bp 낮다.

반면 SH는 일부 만기물이 민평보다 높은 금리를 형성했다.

SH는 1년과 2년물을 각각 1천400억 원, 600억 원 찍기로 했다. 입찰에선 1년물에 2천700억이, 2년물에 2천500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1년물의 경우 900억 원 발행을 결정한 후 500억 원을 추가 매출했다.

1년물의 경우 동일 만기의 개별 민평보다 5bp 높은 수준으로 스프레드가 결정됐다. 다만 2년물은 동일 만기 민평 대비 2bp 낮은 수준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SH공사의 경우 'AAA' 등급이긴 하지만 사실상 지방 정부의 부동산 회사라고 여기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슈 등의 여파를 비껴가지 못한 모습"이라며 "1년 만기물을 택한 점 또한 약세를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공사채 조달 기세가 다소 주춤했으나 이날은 물량이 대거 쏟아졌다. 이날 입찰로 총 8천200억 원의 공사채가 투자자 모집을 마쳤다. 최근 발행이 없거나 하루에 한두 건의 입찰을 진행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상승세를 이어갔던 국채금리가 다소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 데다 미국 CPI 발표 직전을 겨냥해 이후 불확실성에서 비껴가고자 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앞선 업계 관계자는 "오늘 밤 CPI 발표로 이후 시장 상황을 예단할 수 없는 데다 최근 며칠 금리가 하락한 점 등이 공기업들의 조달을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장내국채 3년물 금리 추이
출처 : 연합인포맥스 장내국채 현재가(화면번호 4302)


공사채의 경우 최근 꾸준히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PF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안전자산으로 투자심리가 옮겨붙은 점이 영향을 미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부동산은 물론 해외 상업용 부동산까지 PF 관련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안전 자산 중에서도 신용등급이 높고 우량한 섹터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공사채의 경우 어려움에 처해도 정부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안정성을 인정받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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