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DCM 성장세 뒷받침, 아시아로 역량 확장…글로벌 위상 제고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매니징디렉터(MD)는 투자은행(IB)의 꽃으로 불린다. 파트너를 제외한 외국계 증권사의 최고위급 직급이라는 점에서 그만큼 MD에 오르는 일은 흔치 않다. 보수적인 일본계 증권사에서 한국인이 MD 지위를 갖는 건 더욱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최영우 MUFG증권 대표는 이러한 일본계 증권사의 보수성을 깨고 올해 한국인 MD로 등극했다. 그는 20여 년 가량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서 업력을 쌓아온 베테랑으로, 한국 부채자본시장(DCM)은 물론 아시아 정크본드 마켓을 섭렵하면서 글로벌 시장 내 위상을 떨치고 있다.


◇일본계 다크호스 급부상, KP 안착의 주역

7일 연합인포맥스 'KP물 주관순위(화면번호 4431)'에 따르면 MUFG증권은 올 1월 1일부터 전일까지 공모 한국물 시장에서 10억7천610억 달러의 주관 실적을 쌓아 8위에 올랐다. MUFG증권은 연합인포맥스가 KP 주관 실적 집계를 시작한 2016년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10위권에 안착한 후 순위권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MUFG증권은 그동안 은행과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금융기관의 외화채 발행물을 주관하면서 입지를 다져왔다. 이어 올 1월에는 SK하이닉스의 25억 달러 규모 글로벌본드(144A/RegS) 발행을 주관해 민간기업으로의 확장력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영우 대표는 MUFG증권을 한국물 순위권 하우스로 끌어올린 인물이다. 그는 2016년 MUFG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후 한국물 영업에 박차를 가했다. 국책은행 및 시중은행 등 비교적 외화 조달에 친숙한 금융기관을 겨냥해 기업들의 외화 조달을 뒷받침했다.

한국물 시장은 후발주자들의 진입 장벽이 비교적 높은 곳으로 꼽힌다. 리그테이블 실적 등이 주관사 선정의 주요 기준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10위권에 오르는 증권사들의 변동이 크지 않은 편이다.

최영우 대표는 이러한 한계를 깨고 지난해 순식간에 MUFG증권을 순위권에 안착시켰다. 그는 홍콩 금융시장의 유니버설뱅킹 환경을 바탕으로 한국물 채권시장뿐 아니라 한국 기관들의 론차입 및 인수금융 등 MUFG그룹 내 한국 자본시장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MUFG증권에 안착한 후 은행권의 유로 양도성예금증서(CD) 프로그램 설정을 뒷받침하거나 국내 카드사의 달러화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주관 업무 등으로 꾸준히 관계를 다져나갔다.

최 대표의 전문성 또한 MUFG증권의 한국물 시장 안착을 가속했다. 그는 바클레이즈 등을 거치며 한국물 시장에서만 20여년 가까이 업력을 쌓아온 베테랑으로 꼽힌다. 홍콩을 기반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역할 또한 톡톡히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는 오랜 업력 등을 바탕으로 시장 분위기에 맞춘 최적의 조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달러화는 물론 사무라이본드(엔화 표시 채권), 캥거루본드(호주 달러 채권) 등 이종통화 조달에도 강점을 보이면서 시장 활용력을 드러내고 있다.


◇아시아 정크본드 시장서도 두각…글로벌 DCM 역량 부각

화려한 성과에 힘입어 그는 지난 4월 한국인 MD로 등극했다. 더불어 그는 한국 및 아시아 프론티어마켓 자본시장부 대표직에 올랐다.

그는 한국 이외에도 다양한 아시아 DCM 시장에서 역량을 드러내고 있다. 몽골(무디스 기준 'B3') 등 아시아 하이일드 국가의 국채 조달 등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한국 시장을 넘어 다양한 아시아 국가의 외화 조달 업무를 담당하면서 경쟁력을 높인 모습이다.

일본계 증권사 내 한국인 MD가 흔치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성과다. 그동안 한국 DCM 뱅커가 MD에 오르는 건 유럽계 일부 하우스 정도에 불과했다. 일본계는 물론 미국계 IB에서도 한국인 MD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글로벌 IB 업계 내 한국 위상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한국 시장이 성장하면서 글로벌 투자은행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아시아 발행물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중국 시장이 위축된 것과 달리, 한국은 'AA'급 우량 국가 신용등급은 물론 꾸준히 채권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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