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 자산운용업계에서 직판 비중이 커지는 가운데 KCGI자산운용의 이례적인 광고가 눈길을 끌고 있다.

19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KCGI자산운용은 서울 곳곳을 다니는 버스의 광고판을 사들여 회사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서울 성북구와 강남구, 서대문구와 경기도 부천시를 오가는 버스 등에 황소 마스코트를 내세운 광고를 붙여 친근한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다.

전통적인 펀드상품 판매사였던 은행이나 증권사가 아닌 자산운용사가 대중교통을 활용한 마케팅에 직접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KCGI자산운용은 택시 루프 위에 달린 디스플레이 광고판을 통해서도 홍보를 진행 중이다.

KCGI자산운용 관계자는 "펀드 직판을 하고 있다"며 "은행이나 증권사처럼 판매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CGI자산운용은 메리츠자산운용 시절부터 직판 확대에 공을 들이며 오프라인 지점을 확대했다. 최근에는 지점 방문 없이 계좌개설부터 펀드투자가 가능한 모바일 펀드투자 앱을 업계 최초로 선보이기도 했다. 운용업계 일각에선 "펀드 직판은 대세"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KCGI자산운용이 적극적인 광고에 나서는 이유는 사명 변경 때문이기도 하다.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행동주의 펀드 KCGI가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한 뒤 KCGI자산운용으로 간판을 바꾼 게 불과 2개월 전이다. KCGI자산운용은 광고를 통해 기존 고객에게는 회사명이 바뀌었다는 점을 알리고, 잠재 고객에게는 회사 이름을 알린다는 방침이다.

금융회사가 가진 딱딱한 이미지를 친근하게 풀고자 귀여운 황소 마스코트로 고객에게 다가가고 있다. 마스코트 이름은 코불이와 코카로, 한국 증시가 강세장을 펼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코리아 불마켓에서 따왔다.

KCGI자산운용은 대중교통뿐만 아니라 대세인 유튜브와 TV, 라디오 광고도 하고 있다. 고객 입장에선 영상광고가 더 알아보기 쉽다는 점을 고려했다.

지난 8월에는 조원복 전 한국투자증권 본부장을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부사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조 부사장은 동양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 동양증권 고객자산운용 본부장, 한국투자증권 고용보험기금운용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조 부사장은 운용과 마케팅을 섭렵한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과거에도 운용사가 이색 광고를 선보인 사례는 있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5년에 숫자만을 활용한 신문광고로 주목을 받았다. 업계 최초로 펀드 수익률 순위를 활용한 광고는 기존에 쓰이던 호랑이 이미지보다 강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 "위기는 늘 있었지만, 미래에셋을 믿고 길게 보는 장기 투자를 해달라"는 호소형 광고를 신문에 싣기도 했다.

독특한 소재를 활용한 운용사 광고도 호평을 받았다.

신한BNPP자산운용(현 신한자산운용)은 2011년에 투자를 육아에 비유한 TV광고를 통해 다정한 이미지를 형성하는 동시에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외국계인 프랭클린템플턴은 2009년에 선적현장, 구조현장, 재래시장이라는 소재로 "숨겨진 투자기회를 발견하세요"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동화를 보여주며 투자원칙을 고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삼성투자신탁운용(현 삼성자산운용)의 TV광고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투자금융부 서영태 기자)

ytseo@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3시 3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