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주 급등세에 대한 되돌림과 당국 개입 경계감이 유지되면서 1,330원대 중반을 중심으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달러 인덱스가 숨 고르기 장세를 보이며 소폭 떨어진 것과 S&P 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뉴욕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위험선호 심리가 달러-원 하락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원 환율은 이미 지난 한 주 동안 25원 이상 급등했다. 당국은 1,350원을 앞두고 구두 개입성 발언을 내놓고 실개입도 단행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1,340원 위쪽으로 상방이 다소 막혀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오를 가능성이 큰 점과 당국 경계감이 이어지는 것, 이월 네고가 적극적으로 출회되는 점은 원화 강세 요인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지난주 1,330원 초반에서 결제수요가 하단을 지지한 점은 환율의 추가 하락을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심리도 계속해서 조정을 거침에 따라 달러화의 하락을 막을 수 있다.

홍콩과 중국 등 중화권 증시가 부진을 이어가며 달러-원 하락에 제동을 걸 가능성도 있다.

이날은 중국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가 공표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미 지난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가 동결돼 LPR이 인하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지난 주말 달러 인덱스는 0.2%가량 밀리며 103.25선으로 떨어졌다.

주목할 만한 것은 시장이 예상하는 오는 3월 미국의 금리 인하 확률이 50% 아래로 꺾였다는 점이다.

급격하게 높아진 시장의 기대감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당국자들과 미국의 경제지표가 막아선 셈이다.

연준 당국자들의 금리 인하 '선 긋기'는 지난 19일에도 이어졌다.

비둘기파로 평가되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올해부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결정 투표권을 행사하는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모두 금리 인하는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기대인플레이션이 크게 낮아졌지만 동시에 소비자 신뢰지수 역시 개선되며 미국 소비자들이 경기를 낙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시간대가 집계하는 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78.8로 직전 달의 69.7보다 높아졌다. 2021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11월 이후 2개월 동안 상승률은 29%로 1991년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2.9%로 작년 12월 3.1%보다 낮아졌다. 2020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 "미국 경제는 바닥을 벗어나는 중"

1분기 다소 되돌림은 예상됐지만 연초 달러-원 급등세는 달러화의 강세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자극했다.

실제는 미국에서 나오는 지표들은 꾸준히 경착륙보다는 연착륙을 시사하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가 급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내려간 것은 맞지만 경제의 회복력 역시 마찬가지로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리서치 헤드를 지낸 베테랑 경제학자 이선 해리스는 진단했다.

그는 지난 19일(미국시간) 작년 12월 미국의 경제지표가 대부분 확인된 지금 미국의 성장률이 바닥을 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해리스는 "작년 3분기 미국의 성장률이 5% 급증하면서 대부분 경제학자는 4분기 성장률은 부진하게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제 시장의 컨센서스는 1% 가까웠던 수준에서 2% 수준으로 올랐다"면서 "2개 분기 성장률 평균이 약 3.5% 수준으로 추세를 웃도는 성장률을 나타내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경제가 지속해 가속하지는 않겠지만 최근 지표를 보면 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경착륙에 대한 우려는 과도한 것 같다. 성장률이 견조한 속도로 안정된다면 연준에 대한 함의는 2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첫 번째는 현재 정책이 그렇게 제약적이지 않다는 것으로 경제와 시장이 5%가 넘는 연방기금(FF) 금리를 편안해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명목 R스타(중립금리)'가 4% 부근이라고 추측했다. 두 번째는 경제활동의 급격한 추락을 막기 위해 연준이 멈출 필요가 없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 지정학적 리스크도 여전

중동을 둘러싼 불안한 상황도 이어지고 있다. 달러-원에 즉각적인 영향은 없겠지만 언제든 불안심리가 고조돼 위험회피가 확산되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이 예멘의 친이란 반군 세력 후티가 홍해 인근을 지나는 선박을 공격할 능력을 상실할 때까지 후티에 대한 공습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백악관 당국자는 말했다.

후티 반군이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미국은 이들을 상대로 장기적인 계획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미국과 친이란 무장단체들은 시리아와 레바논, 이라크, 예멘 등 중동 곳곳에서 무력 공방도 벌이고 있다.

지난 주말 이스라엘군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한 건물에 미사일을 쏴 이란 혁명 수비대 고위 정보 관리 등 최소 5명이 숨졌다.

이란은 이스라엘을 공습 배후로 지목해 비난하며 보복을 예고했다.

다만 지난주 공습을 주고받으며 중동 확전 우려를 키운 이란과 파키스탄은 긴장 완화에 전격 합의했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양 장관이 테러 대응을 비롯한 상호 관심사에 대해 실무적 협력과 긴밀한 조율이 강화돼야 한다는 점에 뜻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주말에는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주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가 후보를 사퇴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23일 예정된 공화당의 두번째 경선인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의 양자간 대결이 될 전망이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 19일 밤 1,331.7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고 전했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2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39.00원) 대비 5.05원 내린 셈이다. (금융시장부 정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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