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340원 초중반을 중심으로 등락할 전망이다.

간밤 달러화 가치가 소폭 오름에 따라 달러-원 환율은 상승할 것으로 보이며 원화 약세 분위기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되돌려지면서 나타난 환율 급등 장세 속에 달러-원 하락을 유인할 재료가 마땅하지 않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기 때문이다.

뉴욕증시의 훈풍이 코스피를 끌어올리며 주가가 회복하고 위험선호가 나온다면 환율은 하락세로 방향을 틀 수 있다. 다만 전날 거래에서는 미국 반도체업종이 강세를 보이며 뉴욕증시가 올랐음에도 코스피는 0.34% 하락했다.

최근 연일 달러-원 환율이 역외 환율을 반영해 하락세로 출발했다가 장 후반에 가면서 하락분을 되돌리는 흐름이 나타나는 등 위로 끌어올리려는 흐름이 다소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전일에는 1,330원 초반에서 결제수요가 나오기 시작했고, 이후 레벨을 1,340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환율을 올리면서까지 결제수요가 대거 유입됐다.

연초부터 네고 우위의 장세였으나 최근 물량이 소진된 분위기로 월말 네고를 다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외환당국이 경계심을 보였던 1,345원 부근이 상단으로 작용하고 있다.

간밤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08% 상승한 103.330을 나타냈다. 유로화에 대해서는 올랐고, 엔화에 대해서는 하락했다.

뉴욕증시는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와 S&P 500지수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지수는 0.36%, S&P 500지수는 0.22% 올랐다. 나스닥지수는 0.32% 상승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0.25% 올랐다.

전날 발표된 미국 지표 가운데서는 경기선행지수(LEI)가 하락하며 단기 침체를 예고한 점이 눈길을 끈다.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작년 12월 LEI는 전월보다 0.1% 하락한 103.1을 기록했다. 21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간 것이다.

콘퍼런스보드는 12월의 경기둔화 속도가 이전보다 나아졌지만, 여전히 하락하면서 미국의 침체를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2분기와 3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하는 역성장을 전망했다.

미국의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오는 25일 발표된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나우와 뉴욕 연은의 나우캐스트 예측모형은 모두 계절조정 연율 2.4%를 예상하고 있다.

◇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배신은 언제까지

환율이 예상 밖 급등세를 보이면서 이같은 흐름이 과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최근 보고서에서 코스피와 원화에 대한 강력한 매도세가 펀더멘털에 비해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BofA는 "광공업 생산과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상승 속에서 반도체 업종이 급격하게 반등을 주도하면서 국내적으로 한국의 수출업종이 상당히 양호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BofA는 달러화의 급격한 약세는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상반기 달러 강세 추세를 예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지금보다 더 축소되지 않는다는 전제를 달았다.

이같은 측면에서 보면 최근 원화 약세는 지나치게 공격적이라는 게 BofA의 평가다.

특히 BofA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와 코스피가 엇갈린 흐름을 보이는 점에 주목했다. 과거에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오르면 외국인 투자금이 순유입되고 달러-원 환율도 내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주 반도체지수와 우리나라 및 대만에 대한 주식투자 순유입이 차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열흘 전께 나온 대만 선거 등 개별이슈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BofA는 지적했다.

달러-원과 코스피가 기존 핵심 동인인 반도체지수를 따라가지 않는 지금의 모습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BofA는 내다봤다. 이 금융사는 앞으로 코스피나 대만 증시에 투자금 유입이 다시 이어질 것으로 덧붙였다.

이는 다시 달러-원 환율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BofA는 진단했다.

한국과 대만 증시에 대한 순투자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추이

 


◇ 일본은행 통화정책 대기…지정학적 리스크·중국도 주시

이날 일본은행은 이틀간의 금융정책 회의를 마치고 정오께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이시가와현 노토반도 지진과 최근 물가상승세 둔화 흐름을 반영해 일본은행이 정책을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2월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6% 상승해 2개월 연속 상승세가 둔화했다. 11월에는 2.9% 올랐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물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통화정책 정상화가 지연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며 엔화는 약세를 보일 수 있다.

최근 엔화는 BOJ 정책이 나온 당일 하락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지난 8번의 회의에서 6번 연속, 전체로는 7번 약세를 나타냈다.

엔화 약세가 원화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지 주목할 대목이다.

일본은행은 오는 4월 이후에나 제로금리를 폐기하는 등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언제나 아무도 예상하지 않았던 때에 '서프라이즈'로 정책을 제시했던 점을 비춰볼 때 경계심은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전날 기준금리격인 대출우대금리를 동결했다. 홍콩과 중국 본토증시는 금리 동결 소식에 실망하며 급락세를 연출했다.

최근 위안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 증시나 경제의 암울한 상황에 비해서는 낙폭이 양호한 편이다.

전일에는 중국 대형은행이 달러화 매도개입을 통해 위안화를 떠받쳤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중동과 홍해 지역의 불안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날은 미국과 영국이 예멘 내 후티 반군 군사시설을 공급하는 두 번째 연합작전을 펼쳤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사이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아랍국가들의 중재안이 구체화하고 있다는 소식은 다소 긍정적이다.

팔레스타인 국가 건립을 전제로 하는 '두 국가 해법'이 최종 목표로 아랍국가들이 이스라엘을 설득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는 소식이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337.5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45원)을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3.90원) 대비 1.05원 오른 셈이다. (금융시장부 정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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