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 20%·코스피 3%↑…"규제 불확실성 해소돼야"…
 

코스피 보험업종 지수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저PBR 테마가 증시를 휩쓰는 가운데 보험·금융·증권 업종의 주가가 날아오르고 있다. 시장에선 주가의 장기적인 방향에 대한 기대감은 가질 만하다는 분석과 규제 리스크가 해소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2일 연합인포맥스 신주식종합(화면번호 3536)에 따르면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발표한 지난 24일 이후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보험업종은 20.1% 치솟았고, 증권업종과 금융업종은 12.1%, 11.5% 뛰었다. 같은 기간 2.9% 오른 코스피를 훌쩍 뛰어넘는 상승률이다.

종목별로는 보험사 중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생명(20.3%)과 삼성화재(20.1%)이 크게 올랐고, 은행지주 중에서는 시총 1·2위인 KB금융(16.3%)와 신한지주(7.2%)가 뛰었다. 증권사 중 시총 1·2위인 미래에셋증권(16.1%) NH투자증권(10.1%)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유틸리티 다음으로 PBR(주가순자산비율)이 낮은 보험·은행·증권 업종이 급등하는 배경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때문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24일 금융위·금감원·증권업계 간담회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2월 중에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상장사의 PBR등을 업종별로 비교 공시하거나 상장사에 기업가치 개선 계획을 공표하도록 권고하는 게 골자다.

시장에선 정부가 일본을 벤치마킹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일본은 지난 수년간 저평가된 주가를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 도쿄증권거래소가 지난해 3월 PBR이 1배를 밑도는 기업에 기업가치를 높일 방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한 게 하나의 사례다.

일본의 노력은 주가로 나타났다. 연합인포맥스 TSE업종시세(화면번호 6550)에 따르면 TSE은행지수는 작년 3월 저점 대비로 54.7% 상승했고, TSE증권지수는 58.3%, TSE보험지수는 47.6% 치솟았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일본에선 금융업종이 기업가치 제고 방안 요구에 가장 적극적인 참여를 보였다"라며 80~90%의 은행·보험·증권회사가 호응했다고 설명했다.

설 연구원은 "한국에서도 일본 사례와 유사하게 정책적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을 적극 추진할 경우 PBR이 1배를 하회하는 은행·보험 등 주요 금융회사의 적극적인 참여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당장 올해부터 주주환원 규모에 극적인 변화가 예상되지는 않지만, 장기적인 방향성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는 충분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정부가 주주환원 강조와 동시에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금융회사의 공공성과 건전성을 강조하는 당국이 수익성과 배당을 키우려는 금융회사에 제동을 거는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지주의 PBR은 사업제한규제지수를 OECD 평균 수준으로 조정하면 0.91배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꺼낸 카드가 아닌지 의문"이라며 "그동안 금융산업 수익성을 억누르는 규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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