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연초 증시를 뜨겁게 달군 '밸류업 프로그램'의 내용이 공개됐다. 정책 강도가 아쉽다는 투자자들의 볼멘소리를 뒤로 하고, 좀 더 긴 호흡으로 한국판 밸류업을 완성해나갈 자문단도 활동을 시작했다.

투자자들의 눈길을 끈 것은 밸류업 프로그램의 화제성에 비견될만한 자문단 멤버의 화려한 이력이다. 국내외 에쿼티 시장을 주름잡는 외국계 IB 여제(女帝)부터, 'ETF 아버지'인 배재규 대표와 호흡을 맞췄던 스타 매니저 등 그야말로 국내 자본시장의 셀럽들이 자문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7일 첫 회의를 진행하고 기업 밸류업 자문단을 공개했다.

자문단은 총 12명으로 구성됐으나, 시장참여자의 입장을 대변해줄 수 있는 업계 인물에 대한 관심이 가장 컸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하진수 JP모건 전무다. 하 전무에게는 '딜의 여왕', 한국인 여성 최초 외국계 증권사 IB부문 본부장 등 화려한 수식어가 뒤따른다. 까다롭고 화제성 높은 딜을 깔끔하게 완수하는 국내 최고 뱅커 중 한명으로 꼽힌다.

JP모건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 하 전무는 NH투자증권의 간판스타로도 유명했다. 1998년 도이치증권을 시작으로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에서 IB 경력을 쌓은 그는 NH투자증권에서 10여년간 IPO 업무를 담당했다.

제일모직, 제주항공,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굵직한 빅딜의 상장 과정을 도맡았고, SK바이오팜, 카카오페이지(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처럼 뜨거운 관심을 받은 딜의 주관사 자리를 따내기도 했다.

화제를 모은 JP모건으로의 이직 이후에도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2017년 넷마블을 마지막으로 국내 IPO 딜에 참여하지 않았던 JP모건은 하 전무의 활약으로 하이브,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수조원의 대어를 낚아챘다.

ETF 시장에서 '최초'로 이름을 날린 스타 매니저도 자문단에 참여했다.

2007년 4월부터 삼성자산운용에서 ETF 상품 개발에 힘써 온 김두남 삼성자산운용 상무는 아시아 최초로 인버스 ETF의 개발을 주도한 바 있다.

2010년 상장한 '코덱스 레버리지' 또한 안정적인 상품 구조에 대한 그의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경쟁사보다 빠르게 세상에 출시됐으며, 시장을 선도했다.

김두남 상무는 2010년대 ETF 시장이 활성화되던 시기 배재규 당시 부사장과 호흡을 맞춘 인물이다. 상품의 생태계를 꾸려나가는 투자자, 마켓메이커, 한국거래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는 인사이트를 실천했다.

그는 삼성자산운용의 독창적인 ETF 상품 운용과 개발에 실력을 보여줬을 뿐 아니라, ETF 시장의 개화 시기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여러 상장 규정을 손보는 데도 힘써왔다. 현재 다양한 파생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신종 ETF가 등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만들었다.

국민연금공단에서는 이동섭 실장이 자문단에 참가했다. 2018년까지 주주권행사팀장을 맡아온 이동섭 실장은 2020년부터 수탁자책임실을 이끌어왔다.

수탁자책임실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에 따른 주주 활동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지표를 투자 결정에 이용하는 책임투자를 담당하는 조직이다.

한편, 이날 킥오프 회의에는 3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슈카'도 특별 참석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여론적 관심을 끌고 가겠다는 한국거래소와 유관기관의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투자금융부 박경은 기자)

기업 밸류업 자문단 위원 명단
[출처 : 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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