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궐련 담배 수출 최소 680억원 손실"
"방경만 대표이사 후보 선임 반대"…오는 28일 주총서 표대결

(서울=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행동주의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는 KT&G[033780]의 거버넌스가 현재 부패한 상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어 거버넌스가 개선된다면 KT&G의 주가는 최대 4배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방경만 수석 부사장이자 대표이사 후보가 진두지휘한 글로벌 사업은 최근 3년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상현 FCP 대표는 14일 주주 대상 온라인 기업설명회를 열어 "현재 KT&G 이사회는 부패했고, 이는 거버넌스의 부패"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KT&G 이사회는 십수년간 합심해 자사주를 '셀프 기부'하고 있다"라며 "반복된 셀프 기부로 경영진은 12%의 지분을 실질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주주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KT&G 경영진이 1조원 상당의 자사주를 공익재단에 출연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으며, 경영권 강화에 악용했다는 주장이다. 이번 주총에서도 의결권 있는 12%의 지분을 통해 '셀프 지지'가 반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FCP는 회사에 전현직 경영진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라고 요구했지만, KT&G는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대표는 "해당 자산은 KT&G 주주의 자산"이라며 "전직 경영진의 노후를 책임져주는 재단은 사회 복지 재단이라고 할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아울러 이사회의 해외 출장도 해외 관광일 뿐이라며, 이는 이사회의 감독 기능은 망가졌다는 증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FCP는 KT&G가 국내 증시에서 저평가된 배경에 대해, "사업적, 재무적으로 경영진의 '판단 미스'가 많다"라며 "시가총액 약 60%가 현금성 자산으로 자본 배치가 비효율적이고, 영업이익도 지난 2016년 1조5천억원에서 1조2천억원으로 떨어졌다"고 꼬집었다.

또한, 지난해 1월 필립모리스(PMI)와 전자담배(HB) 해외 판매 계약기간을 기존 3년에서 15년으로 연장한 것에 대해서 "경쟁사가 제품을 얼마나 열심히 홍보하고 판매할 수가 있겠냐"며 "근본적인 사업 전략이 매우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FCP는 "거버넌스가 개선된다면 KT&G 시총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훌륭한 최고경영자(CEO)와 독립적인 이사회가 있다면 오는 2028년까지 시총이 최대 4배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FCP는 방경만 수석 부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에 대해 이번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져달라고 주주에게 부탁했다. 특히 방 수석이 진두지휘한 글로벌 사업의 실적을 문제로 삼았다.

FCP가 가처분 신청을 통해 넘겨받은 해외담배 실적 자료를 토대로 추산한 결과, KT&G는 지난 2020년부터 2022년 3년 동안 궐련 담배 수출로 최소 680억원의 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전자 담배(HNB) 수출로는 누적 570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했다.

FCP는 "회사는 3대 핵심사업의 영업이익이 19% 증가했다고 주장하지만, 어떻게 계산되었는지 근거가 없다"며 "이는 방경만 수석부사장의 대표이사 후보 선정을 위해 준비한 자료다"고 짚었다.

방경만 수석부사장은 최고운영책임자(COO), 글로벌 본부장 등을 맡아왔다.

한편, KT&G는 설명회 직후 즉각 입장문을 발표했다. FCP가 제시한 기초적인 데이터에 오류가 있다며, 신뢰성이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FCP는 지난 2020년부터 3년간 해외 수출 궐련 수량을 419억개비, 388억개비, 494억개비라고 주장했지만, 정확한 수치는 316억개비, 289억개비, 327억개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FCP가 제시한 매출액 역시 연간 7천400억원, 6천860억원, 1조100억원이라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KT&G는 "680억원 손실을 냈다는 해외 궐련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라며 "PMI와의 계약조건 상 공개할 수 없으나, 전자 담배(NGP) 영업이익 또한 상당한 수준의 흑자를 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FCP가 허위 사실을 지속해 주장할 경우, 기업가치 훼손을 막기 위해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는 28일 열리는 KT&G 주총에서는 차기 사장 후보인 방경만 수석 부사장의 대표이사 사장 선임안을 두고 표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또한, 최대 주주인 기업은행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인 손동환 성균관대 교수의 이사회 입성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기업은행은 지난 12일 "손동환 사외이사 후보 선임에 찬성을, 방경만 대표이사와 임만규 사외이사 후보 선임에 반대해 달라"고 주주에게 요청했다.

이상현 FCP 대표는 사외이사 후보로 나섰으나, "표 분산을 막겠다"라며 자진해서 사퇴하고 손 교수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FCP는 주주들에 "손 후보는 판사 시절부터 양심적인 판결로 유명한 분"이라며 "주주 이익과 회사 이익을 신경 쓰는 진정한 사외이사가 될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jhpark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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