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 연준 에클스빌딩 전경.
사진 제공: 연준.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격적 긴축을 펼쳐온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그 여파로 지난해 역대 최대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은행과 달리 발권력이 있는 연준은 적자 여부에 민감하지 않을 수 있지만, 적자가 누적되면 연준은 미국 연방정부에 이익금을 이전할 수 없게 된다. 중앙은행이 재정에 보탬이 되는 통로가 막히게 되는 셈이다.

연준은 26일(현지시간) 공개한 2023년 공식 회계감사 결과를 통해 지난해 1천143억달러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최대치로, 한해 전 588억달러의 영업이익에서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연준의 비용과 이익은 기본적으로 통화정책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다. 대부분 비용은 연준이 지급준비금과 역레포 잔액에 지급하는 이자로 구성되며, 이익은 연준이 보유한 미 국채와 모기지채권(MBS)에서 발생하는 이자가 핵심을 이룬다.

지난해 연준의 총이자 비용은 2천811억달러로 집계됐다. 2022년(1천24억달러)에 비해 약 175% 급증했다. 정책금리를 대폭 올림에 따라 연준이 지급해야 할 이자도 크게 늘어난 것이다.

반면 연준이 벌어들인 이자는 1천745억달러로 전년대비 44억달러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연준은 누적된 적자를 '이연자산'(deferred asset)으로 기재하는데, 이연자산이 모두 해소되기까지는 재무부로 이익금을 이전할 수 없다.

지난해 말 기준 연준의 이연자산은 1천333억달러로 집계됐다. 1년 전에 비해 1천167억달러 늘었다.

연준은 2021년에는 1천90억달러, 2022년에는 594억달러의 이익금을 재무부로 이전한 바 있다.

연준은 "이연자산은 연준의 통화정책 수행이나 금융채무 이행 능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2022~23년 연준의 이자이익과 이자비용 구성.
데이터 출처: 연준 홈페이지.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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