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FOMC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는 제롬 파월 의장.
사진 제공: 연준.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 미시간대가 매달 내놓는 소비자 기대 인플레이션 설문조사 결과는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주시하는 데이터 중 하나다.

지난 2022년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 인상폭을 75bp로 확대할 당시 제롬 파월 의장은 미시간대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아진 점을 거론하며 "꽤 눈길을 끌었다(quite eye-catching)"고 말한 바 있다.

실제 인플레이션이 하락해 온 것과 발맞춰 미시간대의 조사치도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여왔다. 28일(현지시간) 뉴욕 금융시장이 안도감을 느낀 데는 미시간대의 발표도 한몫했다고 할 수 있다. (28일 송고된 '3월 미시간대 소비심리 2021년 이후 최고…기대 인플레 하락(상보)' 기사 참고)

미시간대는 향후 1년 및 향후 5~10년으로 나누어 조사를 실시하는데, 발표치는 중간값(median)을 기준으로 한다. 지난밤 향후 1년의 중간값은 2.9%로, 향후 5~10년의 중간값은 2.8%로 각각 발표됐다.

데이터 출처: 미시간대.

미시간대가 조사한 기대 인플레이션은 낮아졌다고는 하나 팬데믹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아직 약간 높은 수준이다. 중앙은행이 중시하는 중장기(5~10년) 구간은 '낮은 인플레이션'의 시대 때는 주로 2% 초중반대 흐름을 보였었다.

중간값에서 시야를 넓혀서 조사치의 '분포'를 보면 좀 더 드라마틱한 양상이 나타난다. 양극단에 위치한 미국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데이터 출처: 미시간대.

데이터 출처: 미시간대.

미시간대는 향후 1년 및 5~10년 조사에서 25백분위수(하위 25%)와 75백분위수(상위 25%)를 별도로 발표한다. 그리고 75백분위수와 25백분위수의 차이를 기대 인플레이션의 '불확실성'을 측정하는 잣대로 사용한다.

기대 인플레이션의 중간값은 안정적 흐름을 보인다고 하더라도, 위와 아래의 견해차가 크다면 이는 중앙은행이 원하는 물가안정 콘셉트가 구현된 것이라고 하기 어렵다. 중간값이 안정화되는 가운데 위와 아래의 격차도 줄어드는 게 바람직한 구도다.

향후 1년 조사를 보면, 상위 25%의 기대 인플레이션은 아직도 5%가 넘는다. 반면 하위 25%는 0%에 가까운 대답을 내놓고 있다. 후자의 경우는 조만간 경기침체가 온다는 전망을 강력하게 염두에 두고 있다고도 풀이할 수 있다.

향후 5년 조사도 정도가 좀 덜하긴 하지만 비슷한 구도다. 상위 25%와 하위 25%(3월 기준 각각 4.6% 및 1.3%) 모두 중간값에서 꽤 떨어져 있다.

데이터 출처: 미시간대.

두 구간의 불확실성을 구해보면, 팬데믹 사태 전에 비해 여전히 상당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다행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불확실성의 정도 역시 축소되고 있긴 하다는 점이다.

미시간대의 조앤 수 조사 디렉터는 "기대 인플레이션뿐 아니라 인플레이션 불확실성도 크게 떨어졌다"면서 "따라서 이제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이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 계속해서 둔화할 것이라는 데 널리 동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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