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애플이 '정신적 지주'였던 공동 창업주 스티브 잡스의 사망에도 분기 순이익이 50% 이상 증가한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의 시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애플의 매출에서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주력 제품 아이폰의 판매량이 직전 분기보다 1천만대 이상 증가해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관측됐다.

애플은 오는 24일(미국시간) 장 종료 후 2012년 회계연도 1분기(작년 10~12월)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분기 실적은 지난해 10월 잡스의 사망 후 '잡스 없는 애플'이 받아보는 첫 성적표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애플은 지난해 8월 잡스가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팀 쿡에게 물려주면서 실질적으로는 쿡 체제로 운영되기 시작했지만, 시장은 잡스의 존재감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해 왔다.

이 때문에 잡스의 사후 애플은 장기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리라는 전망이 심심찮게 제기돼 왔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마켓워치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분기에 10.08달러의 주당순이익(EPS)과 388억달러(약 44조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보다 EPS는 56.7%, 매출은 44.9%나 증가한 수치다.

애플이 제시한 실적 가이던스인 9.30달러의 EPS와 370억달러의 매출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가장 큰 관심을 끄는 부분인 아이폰 판매량은 직전 분기 1천707만대를 크게 뛰어넘는 3천만~3천200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0월 매장에 깔린 이후 사흘 만에 400만대가 팔렸던 아이폰 4S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응도가 지난 분기에 대단했음을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파이퍼 자프레이의 진 먼스터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사용자의 90% 이상은 아이폰 새 모델로 갈아탈 계획을 하고 있다"면서 "다른 스마트폰 사용자들과는 (충성도가) 다르다"고 말했다.

UBS의 메이너드 움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판매가 매우 강한 분기였을 것으로 본다"면서 "우리의 추정치인 3천만대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아이폰의 판매 호조로 애플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7~9월) 14.6% 수준에서 20%에 근접한 수준으로 껑충 뛰어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주력 제품인 아이패드는 아이폰과 같은 판매 증가율을 보이지는 못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직전 분기 애플은 1천112만대의 아이패드를 팔았으나, 이번 분기 시장이 기대하는 아이패드 판매량은 1천300만~1천400만대 사이다.

아이패드2의 후속 모델인 아이패드3가 오는 3월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많이 나오면서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를 미뤘고, 아이패드보다 60%가량 싼 199달러에 팔리는 저가 제품인 아마존의 킨들파이어가 시장 점유율을 높였기 때문이다.

움 애널리스트는 "1천200만대 수준이면 직전 분기보다 겨우 8% 증가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애플에 대한 기대를 고려하면 낮은 증가율"이라고 말했다.

맥 컴퓨터의 판매량은 직전 분기(489만대)를 소폭 많은 500만대를 웃도는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됐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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