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CGV가 영화 관람료 인상을 기반으로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이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이 매섭다.

그 동안 프리미엄 관 확장 등을 통해 가격 차별화 정책을 써왔고, 원가율이 낮은 팝콘ㆍ콜라의 판매와 광고비중은 높여 이익을 크게 늘려 왔기 때문이다.

◇ 관람료 인상은 CGV에 분명한 '호재' = CGV는 지난 14일 8개 점포에서 시간대 별로 관람료를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시행했다.

CGV목동과 상암, 강남, 센텀시티, 목동, 마산, 순천, 오리, 야탑 등 8개 매장의 영화 관람료는 주말 9천원에서 1만원으로, 평일에는 오후 4시 이후 8천원에서 9천원으로 인상됐다.

관람객이 가장 많은 시간에 1천원씩 오른 것이다. 더구나 적용된 곳은 '번화가'인 만큼 가격에 따른 관객 변화율이 가장 적은 매장으로 꼽힌다.

이곳에서 성공을 한다면 CGV는 보유한 92개의 사이트에 순차적으로 가격 인상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다만, 주중 오후 4시 이전에는 8천원에서 6천원으로, 밤 11시 이후에는 심야시간 요금제를 적용해 8천원에서 6천원으로 2천원 인하했다.

이에 따라 CGV는 객석 점유율이 높지 않은 시간대에 관객 유입이 증가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증권가는 관람료 인상 정책이 CGV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CGV의 평균티켓가격(ATP)이 약 50원 정도 상승하는 효과를 본다는 것이 증권가의 전망이다.

더구나 지난 1월 전국 관람객 2천37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5%가 증가하는 등 최근 추세를 반영하면 관람료 상승에 따른 이익 증대 효과는 더욱 크다는 것이다.

20일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 종합(화면번호 8031)에 따르면 관람료 인상일인 14일 이후 3개의 증권사가 전망한 CGV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율은 각각 22.6%와 30.11%로 집계됐다.

관람료 상승 발표 이전, 4개 증권사가 예측한 수치는 각각 16.68%와 8.06%에 불과했다. 영업이익 증가율만 놓고 보면 22%나 상승했다.

CGV는 지난 2011년 전년 대비 9.5%와 18.44% 증가한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거둔 바 있다.

CGV 관계자는 "이들 8개 점포는 주부ㆍ학생 관람객의 비중이 50%를 넘는 곳"이라면서 "더불어 지속적으로 리모델링이 이뤄진 곳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09년부터 4년 간 관람료가 상승한 적 없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CGV, 이미 매점ㆍ광고로 이익 챙기면서…시민들 '씁쓸' = CGV의 이익 창출 수단은 관람료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팝콘과 콜라 등 매점판매와 광고판매 수익이 오히려 이익률이 높아 CGV의 수익을 견인한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CGV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잠정 영업실적에 따르면 매점판매로 거둔 매출액은 1천140억원으로 2011년(900억원)보다 27.2%가 증가했다.

팝콘과 콜라의 이익률은 80%에 육박한다는 것이 업계의 추정 수치임을 고려하면 매점 수익만으로 수백억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남길 수 있다는 소리다. 가장 작은 4천500원짜리 팝콘의 원가는 400원 수준이다.

또 영화 상영 직전 20분 가까이 광고를 보는 소비자 입장에서 늘어나는 CGV의 광고 매출이 달가울 리 없다.

광고 부문에서도 CGV는 지난해보다 약 50억원 늘어난 697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한 시민은 "영화 외 수입으로 큰 수익을 거두는 CGV가 티켓 가격을 올린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씨네드 쉐프', '골드 클래스', '스윗박스', '아이맥스', '4DX', '스타리움' 등 특별관의 비중을 높이면서 차별화된 가격 정책을 이미 쓰고 있다는 점 역시 지적 대상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영화는 서민들이 싼 가격에 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화생활"이라면서 "이미 2~4만원 대의 프리미엄 영화관이 많이 생긴 시점에서 굳이 일반관의 관람료를 올려야 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일반관 관람료 인상은 프리미엄 영화관의 부진에서 왔다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CGV의 프리미엄 상영관 관람객 비중은 지난 2011년 16.6%에서 지난해 10.6%로 6%가량 떨어졌다. 프리미엄 관람객의 비중이 떨어지는 만큼 수익을 낼 곳은 일반관 관람료ㆍ매점ㆍ광고밖에 없기 때문이다.

관람료 상승 정책의 파급효과는 CGV 한 곳에 국한되지 않는다.

CJ에서 영화 투자ㆍ배급ㆍ제작을 담당하는 CJ E&M의 이익도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영화 관람료가 3% 인상됨에 따라 관람객 수가 1% 감소한다고 하더라도 CJ E&M의 영화부문 매출액은 기존 추정치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각각 1.4%와 2.8% 증가한다.

또한 만일,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 등 여러 영화관에서도 티켓 가격을 인상하면 CJ E&M에 더욱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CJ E&M은 올해 현재 상영 중인 베를린을 포함해 총 24편의 영화를 배급할 계획이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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