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일 오전 검찰에 소환되면서 내년 그룹 경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연말 인사는 물론 내년 사업계획과 투자 모두 '올스톱'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최 회장의 검찰 소환은 이번이 네 번째로, 지난 2003년 분식회계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된 지 8년 만이다.

SK그룹은 통상 12월 20일 전후로 연말 인사를 끝내고 내년 투자계획도 확정지었지만, 최재원 그룹 부회장에 이어 최태원 회장까지 검찰에 소환되면서 경영 공백이 길어지는 양상이다. 최근 삼성과 LG 등 주요 대기업들이 대규모 사장단 및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마무리 지은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SK그룹 담당자는 "연말 인사는 이제 내년으로 넘어간 분위기"라며 "심지어 올 하반기에 뽑은 1천100여명에 대한 신입 교육과 업무 배치도 예정대로 진행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투자 결정 및 인사에 대한 권한은 그룹 총수에 있는 상황에서 당장 검찰 소환된 최 회장이 검토할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조만간 진행될 인사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주력계열사인 SK텔레콤이 지난 10월 분사된 뒤 인사가 미리 이뤄졌기 때문이다.

인사 문제뿐 아니라 10년 만에 새 주인을 찾은 하이닉스의 경영 정상화도 걱정해야 할 처지다.

현재 하이닉스의 정밀 실사가 진행 중이지만 반도체 시장의 불황으로 올해 3분기와 4분기 연속 영업적자가 예상되고 있어 하이닉스에 대한 대규모 선행 투자가 보장되지 않으면 앞날은 불투명해진다.

SK그룹의 글로벌 사업도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SK는 새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지난 11월 올해보다 43% 증가한 사상 최대 규모인 15조원을 투자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2012년 경영계획'을 마련키로 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란 무리인 상황이다.

한편, 최재원 부회장은 SKT 등 18개 계열사가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2천800억원 중 일부를 선물투자금으로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으며, 최태원 회장은 공모 여부를 조사받기 위해 19일 검찰에 출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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