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삼성전자가 일본 전자업계 자존심인 샤프의 주요 주주에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28일 오후 일본법인(SEJ)을 통해 샤프에 총 103억8천316만엔(약 1천230억원)을 지급해 주식 3% 인수 작업을 완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일 샤프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제휴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날 잔금 지금을 완료함으로써 삼성전자는 샤프의 5대 주주에 올라서게 됐다.

샤프의 주요 주주 중 삼성전자보다 많은 지분을 가진 곳은 니폰생명보험(4.73%)을 비롯해 메이지야스다생명보험(3.89%),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3.56%), 미쓰비시도쿄UFJ은행(3.54%) 등이다.

따라서 일본 금융권 주주들을 제외하면 삼성전자가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주주가 되는 것이다.

다만, 현재 샤프 지분 2.56%를 보유한 퀄컴이 앞으로 3개월 안에 추가 지분인수를 완료할 예정이어서 퀄컴의 지분이 삼성전자보다 많은 5% 이상을 기록하게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지분 인수를 계기로 앞으로 샤프의 경영권에는 관여하지 않고 LCD 패널의 안정적인 조달에만 주력할 방침이다.

샤프는 일본 최초로 라디오와 흑백 텔레비전, 14인치 LCD TV를 개발하며 승승장구했지만 지난 2007년 이후 급격히 실적이 악화되면서 끝내 경쟁업체인 삼성전자에서도 자금수혈을 받게 됐다.

그러나 여전히 프리미엄급 중소형 LCD(액정표시장치)는 물론 60∼70인치대 대형 LCD 패널 부문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실제로 샤프는 최근 1조엔(약 12조원) 이상을 들여 완공한 10세대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60인치 이상 대형TV 패널의 규모는 전 세계 출하량의 73%에 달한다.

샤프는 이번에 삼성전자로부터 받은 자금 중 69억엔은 LCD 고정밀화를 위한 기술도입에 사용하고, 32억엔은 디스플레이 제조설비 합리화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이번 지분투자를 통해 패널을 싸게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LCD 패널의 거래선 다변화 차원에서 샤프와 협력관계를 강화한 것"이라며 "지분투자인 만큼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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