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지난 2012년부터 국내 IPO(기업공개) 시장에서는 대기업이나 금융사 계열사 같은 '빅딜(big deal)'이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업계는 올해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1분기가 다 지나도록 뚜렷한 변화의 조짐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포스코 계열사들이 '유일한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2일 연합인포맥스 리그테이블의 증권사별 IPO 주관종목(화면 8418)에 따르면 2014년 1분기 상장된 기업 3곳은 모두 코스닥 종목이었다. 상장규모도 78억~524억원 수준에 그쳤다.

무엇보다 벌써 2년 넘게 '대어급' 종목이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재작년부터 매년 새롭게 상장된 대기업 계열사는 1건씩밖에 없었다. 그나마 작년 10월 현대로템 이후에는 눈에 띄는 빅딜의 구체적인 움직임마저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당초 상장을 추진하던 국내 렌터카 1위 업체인 KT렌탈이 최근 IPO 계획을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열사 KT ENS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그룹 전체적으로 신용위기 거론되면서 KT렌탈 상장일정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에 따라 작년 말부터 IPO를 준비하던 KT텔레캅도 상장 일정을 내년 이후로 미룰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작년부터 상장을 추진해온 롯데정보통신 역시 최근 실적부진 등의 문제로 IPO 준비가 보류된 모습이다.

생명보험사 중 4번째로 상장을 추진한 동부생명도 상장심사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IPO 일정이 당초 계획보다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재작년부터 상장 일정이 계속 미뤄진 현대오일뱅크와 SK루브리컨츠 역시 올해도 사실상 IPO를 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외에 미래에셋생명과 LG실트론 등 상장을 추진했다가 보류된 곳도 아직 별다른 재개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대어급 종목들이 여전히 상장을 꺼리는 것은 무엇보다 실물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실적이 악화된 곳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IPO 담당 임원은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있는 대기업들이 현재는 원하는 공모가를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빅딜이 없다 보니 IPO 시장 침체가 더 심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나마 최근 들어 업계에서 기대하는 곳이 바로 포스코 계열사다.

권오준 신임 포스코 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대대적인 재무구조를 약속하면서 계열사 IPO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포스코에너지와 포스코특수강, 포스코건설 등이 올해 안에 상장 준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에 대한 영업이 강화되는 분위기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계열사 상장 주관사 자리만 따내면 지금의 어려움을 상당 부분 이겨낼 수 있다"며 "증권사별로 IPO 제안서 등을 작성해 적극적으로 영업을 시작하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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