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CJ그룹 계열사가 불황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경비를 절감하고 출근시간 조정을 하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비상경영은 식품과 관련된 계열사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일단, 그룹 측은 가시적인 비용절감보다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성장을 위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 '긴장'하는 CJ그룹 = 20일 CJ그룹에 따르면 주력 계열인 CJ제일제당을 비롯한 대부분 계열사는 최근 출근시간을 앞당기고 법인카드 사용에 제한을 두는 등 경비절감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CJ제일제당이 비상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그룹 매출의 3분의 1을 담당하는 CJ제일제당 측은 이미 지난 2월부터 인력재배치를 하는 등 체질개선에 한창인 상태다.

이유는 부진한 실적 때문.

회사는 올해 1분기 매출액 1조7천974억원과 영업이익 1천132억원, 37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작년 대비 매출은 5.1%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은 각각 11.8%와 58.8% 감소했다.

이 때문에 출근시간ㆍ카드사용제한 이외에도 CJ제일제당은 불필요한 제품을 없애고 있다. 분말카레 사업을 접었고, '1+1'행사도 줄이고 있다. 아웃소싱도 최소화하려고 노력 중이다.

CJ제일제당보다 먼저 스스로 비상경영에 준할 만큼 허리띠를 졸라맨 몇몇 계열사도 있다.

작년부터 체질개선에 돌입한 CJ푸드빌이 대표적이다.

해외점포 운영비가 국내점포보다 평균 2배 이상 들어가는 만큼 불필요한 비용을 줄여 역량을 확충하겠다는 의미로 시작했다.

그룹 내 '캐시카우'로 급부상한 CJ CGV도 작년부터 회사채 등 차입금 조기상환을 통해 이자비용을 줄이고 있다. 이번에도 저금리를 이용한 기업어음(CP) 발행으로 회사채 조기상환에 나설 예정이다.

◇ '세계'를 향한 경영…투자액은 그대로 = CJ그룹의 비상경영은 단순히 고삐를 당기는 데 있지 않다.

그룹 차원에서 역대 최고의 투자액을 집행할 만큼 성장을 위한 투자는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 그룹 측의 입장이다.

CJ제일제당은 햇반과 스팸, 맛밤 등 '메가브랜드'에 인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관련 상품에 대해 역량을 집중시켜 해외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이를 통해 현재 한자릿수인 영업이익률을 크래프트 등 글로벌 식음료 업체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 목표다. 크래프트는 영업이익률이 15%에 달한다.

급식ㆍ식자재 계열사인 CJ프레시웨이도 영업인력을 대폭 확충해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나섰다.

뚜레쥬르로 유명한 CJ푸드빌은 불필요한 비용은 줄이지만 직원들의 어학능력을 강화시켜 해외 시장 진출을 확장하려 한다.

비상경영 시기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는 계열사도 있다.

CJ헬로비전은 최근 의정부지역 종합유선방송사(SO)인 나라방송을 인수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지역 SO를 추가 인수할 예정이다.

CJ CGV는 올해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 대한 투자를 지속한다. 베트남 지역에서 성공 가능성을 엿본 만큼 투자 확대에 관한 이견이 없는 상태다.

실적 부침이 있는 CJ E&M도 4천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시장 상황을 보고 탄력적으로 조절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모바일 게임 부문은 이미 세계시장을 노리고 해외법인을 세우는 등 재편을 완료한 상태다.

CJ그룹 관계자는 "다른 계열사가 비상경영에 동참한 것은 어려워서 결정한 것이라기보다는 마음가짐을 재정비해 선제로 불황에 대응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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