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지난 1993년 6월 7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꾸라"며 신경영을 선언한 지 20년이 되는 날을 맞아 그동안의 발전상을 되돌아보는 행사가 마련됐다.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신경영 이후 20년간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삼성 이노베이션 포럼'이 이날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수원 '삼성 디지털 시티'에서 열린다. 이 행사는 기존에 매년 열리던 '선진제품 비교전시회'를 확대 개편한 것이다.





<'삼성 이노베이션 포럼' 전시장 내부모습>

20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 제품은 국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VTR 제품은 경쟁 제품보다 부품은 많으면서도 가격은 오히려 낮은 싸구려 취급을 받았고, TV는 미국 전자 제품 매장의 구석에 처박혀 있었다.

또, 세탁기는 금형이 잘못돼 플라스틱 모서리 부분을 일일이 칼로 잘라내고 공급하는 일이 벌어졌고, 무선전화기는 불량률이 치솟아 15만대가 불태워지기도 했다.

하지만, 신경영 선언 후 삼성 제품의 경쟁력은 눈에 띄게 향상됐다. 삼성 측은 이번 포럼을 통해 제품과 기술, 서비스의 발전사를 보여준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시회에서 신경영의 도화선이 됐던 20년 전 제품을 선보여 당시의 위기감을 재현하고, 임직원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이와 함께 혁신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품질과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에서는 화면의 가로 길이를 늘여 '숨어 있는 1인치'를 찾아준 '명품 플러스원 TV'를 비롯해 세계 1위 도약의 주역인 '보르도 TV',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알아서 추천하는 '스마트TV', 예술품과 같은 가치를 제공하는 'UHD TV' 등을 전시할 예정이다.

IT모바일(IM) 부문은 국내 최초 휴대전화인 'SH-100'을 시작으로 '애니콜'과 '갤럭시' 시리즈 등으로 세계 1위로 도약하는 과정을 소개한다.

부품(DS) 부문에서는 1993년부터 세계 시장에서 1위를 지켜온 메모리반도체 사업의 역사와 스마트폰용 최신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차세대 시스템반도체를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별도 공간에서 혁신적인 디자인과 친환경 철학, 광고 이야기와 함께 회사 위상의 변화 펼쳐보일 예정이다. 또, 주요 사업부 직원들이 강연자로 나서 도전과 혁신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세미나도 열린다.

삼성전자 외에도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정밀소재 등 다른 계열사도 전시·세미나 행사에 동참한다.

이날 삼성전자 임직원을 대상으로 시작된 전시회는 오는 27일부터는 일반고객과 단체, 협력사 등에도 공개된다.

이경태 삼성전자 기획팀 상무는 "이번 포럼에서는 기술에서 감성으로, 그리고 스마트한 삶의 동반자로 성장해온 변화상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더 나은 삶을 위해 어떤 창의적인 기술과 제품을 선보일지도 예측해 볼 수 있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그룹은 지난 5일 '변화와 혁신의 대장정, 1993 신경영'이라는 신경영 20주년 특별 프로그램을 사내방송을 통해 내보낸 데 이어, 이날에는 '100년 기업을 향한 혁신'이라는 제목의 방송을 내보낸다.





<전시장 입구에 20년 전 신경영의 발단이 된 TV와 VTR, 세탁기, 무선전화기가 놓여 있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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