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올해 들어 대외활동이 활발해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통령 수행 자리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 부회장은 지난 달 30일 중국 시안(西安)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접 현장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과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도 있었다.

이 부회장이 박 대통령을 직접 수행한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보통 대통령을 수행하는 자리에는 재계에서는 오너 대표가 직접 나서곤 한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삼성에서는 대통령이 나서는 중요한 자리에는 이건희 회장이 직접 나섰고, 이 부회장은 한 번도 나선 적이 없다.

그랬던 이 부회장이 박 대통령의 '취임 첫 중국 국빈방문'이라는 큰 이벤트를 통해 '삼성 얼굴'로 본격적으로 데뷔한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그동안 대외활동을 꽤 늘려왔지만, 재계 대표들이 참석하는 자리엔 나타난 적이 없었다"며 "그러나 이번에 삼성을 대표해 대통령을 수행하면서 자연스레 후계자 지위를 대외적으로 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올해 들어 삼성을 대표해 주요 인물을 직접 만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지난달 20일 중국으로 출국해 류옌둥 부총리와 먀오웨이 공업정보화부 장관 등과 중국 사업에 대해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새 정부 들어 한국을 찾은 IT 거물들을 잇달아 만나기도 했다.

지난달 18일에는 서초사옥에서 IT업계 거물인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와 만났고, 지난 4월 26일에도 구글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페이지와 2시간여 동안 오찬을 함께했다. 또, 그달 21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도 만찬을 가졌다.

이 부회장은 4월 18일에는 일본을 방문해 가토 가오루 NTT도코모 대표와 다나카 다카시 KDDI 대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 일본 통신 3사 대표를 잇달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그달 16일에는 영국 최대 가전 유통업체인 딕슨(Dixons)의 세바스찬 제임스 대표와도 면담했고, 다음 날에는 세계적인 제약회사인 미국 머크 사의 케네스 프레이저 회장도 만났다.

또, 4월 6일부터 8일까지는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시진핑 주석을 비롯해 아시아권 정ㆍ재계 유력 인사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3월에는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과 한국계 입양아 출신인 플뢰르 펠르랭 프랑스 중소기업ㆍ혁신ㆍ디지털 경제 장관도 만났다.

올해 초에는 중국 산시(陝西)성의 자오정용 서기, 루친지엔 성장과 만나 중국에서 진행 중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 등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재계의 다른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작년 말 승진하고 나서 삼성을 대표해 대외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yuja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