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0일(미국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와 국채 가격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수개월 내에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에 나설 것을 시사한 여파로 동반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이 마이너스(-) 금리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와 Fed가 수개월 안에 양적완화 축소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돼 달러화와 엔화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유가는 주간 정제유 재고가 예상치를 웃도는 감소세를 나타냈음에도 10월 FOMC 의사록이 수개월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시사해 약보합세를 보였다.

10월 FOMC 의사록은 Fed 정책담당자들이 앞으로 수개월 내에 자산매입 축소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음을 보여줬다.

의사록에서 Fed는 "대체로 경제지표가 고용시장이 계속해서 개선될 것이라는 Fed의 전망과 이를 통해 앞으로 수개월 내에 자산매입 속도 축소를 정당화될 것이라는 예상에 부합할 것으로 예측했다"고 밝혔다.

Fed는 또 자산매입 프로그램과 관련해 앞으로 언제까지 프로그램을 지속할지 시기를 정하는 것과 프로그램을 마칠 때까지 추가적인 자산매입의 규모가 얼마나 될지 그 규모를 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검토했다.

그동안 Fed는 고용시장이 상당히 개선됐을 때 양적완화의 속도를 줄일 것이라고 밝혀왔지만 의사록을 통해 고용시장 전망이 명확하게 개선되지 않아도 자산매입 축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날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Fed가 여전히 12월 자산매입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11월 고용지표가 양호하게 나오면 12월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 경제전문매체는 ECB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예금금리를 결정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ECB가 현재 제로(0)%인 예금금리를 10bp 인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지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매우 낮은 수준임을 확인했다.

10월 소매판매는 0.4% 늘어났다. 이는 다우존스 조사치 0.1% 증가를 상회한 것이며 지난 7월 이후 최대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10월 기존 주택판매는 3.2% 줄어든 512만채를 기록했다. 이는 다우존스 조사치 515만채를 밑돈 것이다.

10월 소비자물가는 에너지 가격 약세로 0.1% 하락했다. 물가는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다우존스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 주식시장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수개월 내에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여파로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66.21포인트(0.41%) 떨어진 15,900.8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6.50포인트(0.36%) 밀린 1,781.37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0.28포인트(0.26%) 하락한 3,921.27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소매판매가 호조를 보인 것에 힘입어 상승세로 출발했으나 오후 발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Fed가 수개월 내에 양적완화 축소 계획을 밝힘에 따라 약세로 돌아섰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백화점 체인 JC페니가 시장의 예상을 밑도는 매출과 순익을 발표했음에도 내년 초부터 매출과 매출총이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에 힘입어 8.4% 올랐다.

야후는 자사주 매입 규모를 50억달러 확대할 것이라고 밝혀 2.9% 상승했다.

◆ 채권시장 = 미국 국채가격은 연방준비제도(Fed)가 수개월 안에 출구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26/32포인트 하락했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9bp 높아진 연 2.799%를 나타냈다.

수익률은 지난 9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30/32포인트 내렸고, 수익률은 10bp 상승한 3.906%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2bp 올라선 1.378%를 기록했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5년과 30년만기 국채수익률 스프레드는 2.52%로 확대돼 2년여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수익률 곡선 스티프닝은 Fed가 양적완화 축소를 단행한 이후에도 단기금리를 상당기간 제로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국채가격은 개장 초 10월 소매판매가 발표된 뒤 하락압력을 받았다.

한 시장관계자는 "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한 축인 주택시장 회복세가 주춤해진 상황"이라면서 "Fed는 장기 국채수익률 상승을 용인하는 정책을 쓸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12월에 Fed가 양적완화 축소를 단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 1월과 2월 예산안과 부채한도 증액에 따른 정부 디폴트 우려 속에 Fed가 강공 드라이브를 걸지 않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그는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2.40-2.85% 범위에서 주로 등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채가격은 오후 2시에 FOMC 의사록이 발표된 뒤 급락세로 돌아섰다. Fed가 수개월 안에 양적완화를 축소할 것이라는 밝힌 때문이다.

반면 연방기금(FF) 금리가 상당기간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임을 재확인함에 따라 단기 국채가격 낙폭은 제한됐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10월 의사록이 양적완화 축소 시기에 대한 시장의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면서 내년 1월 또는 3월에 양적완화 축소 단행이 현실화됨에 따라 국채매도세가 강화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내년 3월에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될 듯하다면서 올해 12월부터 양적완화 논의가 더 깊숙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외환시장 =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이 마이너스(-) 금리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와 연방준비제도(Fed)가 수개월 안에 양적완화 축소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돼 달러화와 엔화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432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538달러보다 0.0106달러나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4.28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5.66엔보다 1.38엔이나 떨어졌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9.96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0.19엔보다 0.23엔 밀렸다.

유로화는 이날 ECB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예금금리를 결정할 수 있다는 한 경제전문 언론의 보도로 달러화와 엔화에 하락압력을 받았다.

이 언론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ECB가 현재 제로(0)%인 예금금리의 10bp 인하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예금금리 인하 시기와 실질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한 불확실성에도 마이너스 예금금리 가능성은 유로화 매도세를 부추기기에 충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이너스 예금금리는 유로존 국채 매입세력들의 유로존 국채 이탈을 견인하며 유로화 약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ECB와 Fed의 통화정책이 완전히 다른 방향성을 나타내기 시작했다면서 Fed의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수개월 안에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밝힘에 따라 유로화가 낙폭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ECB의 비전통적 방식의 통화완화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반면 Fed와 영란은행(BOE)은 수개월 안에 양적완화를 축소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원유시장 = 뉴욕유가는 미국 주간 정제유 재고가 예상치를 웃도는 감소세를 나타냈음에도 연방준비제도(Fed)의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수개월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시사해 약보합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센트 낮아진 93.33달러에 마쳤다.

다음날부터 최근월물이 되는 1월물 WTI 가격은 전날보다 4센트 빠진 93.85달러에 끝났다.

유가는 미국 주간 정제유 감소 규모가 예상치를 대폭 밑돈 데 힘입어 장중 내내 강세 지지를 받았다.

이날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11월15일로 끝난 주간의 미 원유재고가 40만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플랫츠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5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프리스티지이코노믹스는 원유재고가 140만배럴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했다.

주간 휘발유 재고와 정제유 재고는 각각 30만배럴과 480만배럴 줄어들었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 재고가 15만배럴, 정제유 재고가 130만배럴 각각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이란 핵 문제 협상 진행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정 완화 전망으로 유가 상승폭이 제한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 등 소위 P5+1과 이란이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이날 스위스 제네바 유럽 유엔본부에서 사흘간의 일정으로 협상을 시작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 "핵협상의 세부 사항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서방과 화해를 추구하는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유화 정책에 대한 지지 입장을 재확인하고 협상단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오후 2시에 발표된 FOMC 의사록이 수개월 안에 양적완화 축소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유가가 약보합권으로 내려앉았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Fed가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양적완화 축소를 단행할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유가가 장중 강세를 접고 약보합권으로 내려앉았다고 설명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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